한국서 통하면 세계서 통한다?… 외제차, 한국시장 먼저 ‘노크’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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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 한국 얼리어답터 성향
한국시장만을 위한 기능 잇따라

벤츠 E클래스 공기청정패키지
볼보 '한국형 T맵' 유일 적용

BMW 미니컨트리맨·폭스바겐 등
한국에 신차 선출시 사례 증가

최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국내에서 신차를 먼저 출시하거나 국내시장만을 위한 각종 기능들을 선보이는 예가 늘고 있다. 볼보차의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C 60'. 볼보차코리아 제공 최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국내에서 신차를 먼저 출시하거나 국내시장만을 위한 각종 기능들을 선보이는 예가 늘고 있다. 볼보차의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C 60'. 볼보차코리아 제공

“한국화를 잘 해야 전세계에서도 잘 팔린다?”

‘K팝’과 ‘K뷰티’, ‘K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콘텐츠가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한국에서 먼저 신차를 출시하거나 한국만을 위한 각종 기능들을 선보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의 디자인은 물론이고 IT강국 답게 각종 첨단 기능에 대한 한국 고객들의 눈이 까다롭기로 소문이 나 있어서다.



■한국시장이 테스트베드?

6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세계에서 중형세단 E클래스가 가장 많이 팔렸다. 또한 대형 세단 S클래스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번째다.

이 때문에 벤츠 독일 본사는 이 같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2020년 11월 10세대 E클래스 출시 전에 직접 제품에 대한 한국 고객들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실제 제품에 반영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장착한 것이 ‘공기청정패키지’다. 국내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실내 공기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 패키지는 차량 안팎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상시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내기 순환모드를 통해 공기 유입을 차단해 실내 공기질을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에 먼저 적용된 뒤 전세계로 확대됐고, 현재는 S클래스에도 탑재돼 있다.

글로벌 시장 가운데 한국에서 신차를 먼저 출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BMW그룹코리아는 2020년 5시리즈와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 미니 컨트리맨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폭스바겐코리아는 9월 순수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ID.4’를 출시했는데, 유럽국가를 제외하고는 최초다. 람보르기니의 경우에도 지난달 신형 SUV ‘우루스 S’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개한 바 있다. 볼보의 최고급 EV ‘EX90’도 내년 상반기 아시아 최초로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공기청정패키지 구현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공기청정패키지 구현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한국시장만을 위한 기능도 선봬

볼보차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 신형 ‘XC60’을 출시하면서 한국시장에 유일한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T맵 인포테인먼트’를 선보였다. 볼보와 티맵모빌리티가 3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것으로, 목적지를 검색하면 도착 기준 배터리 잔량 예측 기능과 가까운 충전소 자동 추천 기능 등이 들어있다. 볼보차코리아는 T맵 인포테인먼트의 고객반응이 좋아 2023년식부터 이를 전차종에 기본으로 탑재했다.

볼보차코리아는 2015년 5년 또는 10만km 보증, 2020년 평생 부품 보증 제도, 지난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고전압 배터리 보증 무상 확대 등도 시행하고 있는데 판매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

실제 볼보차는 국내 시장에서 2012년부터 10년 연속 연간 판매량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 역사상 첫 기록이자 볼보차 그룹 내에서도 유일한 성과다.

볼보차코리아 이윤모 대표는 “한국 시장을 위한 볼보차의 차별화된 전략이 좋은 결과물을 내고 있다.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맹위를 떨치던 2020년 4월 MBUX 내비게이션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처와 재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마스크 맵’ 서비스를 선보였고, 지난 2월엔 코로나19 선별 진료소 위치, 확진자·백신접종자 수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한국고객들의 온라인 이용률이 높고 IT 기기에 대한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반영해 자체 디지털 플랫폼을 장착했다. 2018년 4월 선보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 모바일 앱 ‘마이 폭스바겐’과 같은 해 6월 오픈한 공식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 ‘VW 어프루브드’다.

지프와 푸조 등을 판매하고 있는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신차에 한국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열선·통풍 시트, 마사지 시트, T맵, 무선 충전패드 등을 장착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수입차들마다 한국시장 출시때 다양한 편의품목과 주행보조 장치 장착에 신경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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