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상위 20%·하위 20% 가구 간 격차, 역대 최대
올 3월 기준 상위 20%, 64배 높아
통계 작성 2012년 이후 최대 격차
순자산 지니계수, 10년 만에 최고
1인 가구 비중도 역대 최대치 기록
올해 자산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 가구 간의 자산 격차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의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순자산 지니계수도 최근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또 지난해 국내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넘었고 오는 2050년엔 40%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부동산 시장 호황에 자산 격차 확대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자산 상위 20%(자산 5분위) 가구의 자산은 평균 16억 5457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하위 20%(자산 1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 2584만 원의 64.0배에 이르는 규모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자산 격차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 이후 최대다. 종전 최대는 2012년 62.4배였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관련 자산의 비중이 높은 상위 20%의 자산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가계금융복지조사 비교 시점인 202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7.47% 상승했다. 상위 20%의 경우 자산이 1년 전보다 1억 3769만 원(9.1%) 늘었다. 이중 부동산이 1억 2853만 원(10.7%) 증가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분위별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가구 비중을 보면 5분위 중에서는 98.6%가 부동산 자산을 보유했다. 상위 20% 대부분이 부동산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1분위는 10.1%에 그쳤다. 부동산의 자산 격차가 전체 자산의 격차로 이어지는 셈이다. 다만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현재 체감하는 상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분위의 자산은 1년 전보다 13만 원(0.5%) 줄었다. 부동산 자산이 9.3% 감소하는 등 분위 가운데 유일하게 전체 자산이 줄었다. 이는 젊은 세대의 1인 가구가 많이 늘어난 결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가구를 기준으로 집계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 특성상 자산을 적게 가진 사회초년생 등이 취업 등을 이유로 독립하면서 새로 1분위에 편입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으로 봐도 1년 전보다 자산 불평등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6이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0.61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높다는 의미다.
■1인 가구 비중 33.4%
통계청은 이날 ‘2022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자료를 통해 1인가구 비중이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년 기준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3.4%인 716만 6000가구며, 연령대별 비중은 29세 이하 19.8%, 70세 이상 18.1%, 30대 17.1%, 60대 16.4% 순으로 조사됐다. 전체 가구 중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에는 20.0%였으나, 2030년 35.6%, 2050년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 전체 가구 대비 1인가구 비중은 대전이 37.6%로 가장 높았고, 서울(36.8%), 강원(36.3%), 충북(36.3%) 순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은 경기(29.2%), 울산(29.5%) 순이었으며 부산은 34.0%로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