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지향적인 유아교육의 공교육화가 시급하다
(사)경남파라미타청소년협회장 공학박사 김 재 호
저출산으로 인해 교실에는 학생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출생 중단, 출산 기피로 이어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안심하고 결혼할 수 있도록 유아 학교의 의무화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유아기는 인간의 성장에 있어서 지적, 정서적, 신체적인 모든 분야의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유아기에 건강, 사회, 표현, 언어, 탐구영역 발달 등의 전인교육이 실현되었을 때 사회가 필요로 하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 키우기 힘든 사회다. 오죽하면 ‘출산파업’이란 말이 나돌 지경이겠는가. 실제로 세계 최저의 출산율 기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육아에 드는 시간과 비용 부담 때문이다. 만 3~5세의 유아교육에 들어가는 비용도 아주 부담스러워, 대학 등록금에 이어 가계경제를 파탄으로 내모는 주범으로 지목될 정도다.
한국교총과 한국 국공립유치원 교원연합회, 한국 유아교육 행정협의회는 지난 2일까지 온라인으로 ‘유아교육 현안 해결 촉구 청원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청원과제는 유치원 명칭의 ‘유아학교’로의 변경, 학급당 유아 수 감축, 국·공·사립유치원에 대한 균형 지원 방안 마련이다.
현행 유아교육법 제2조는 유아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을 ‘학교’로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맞지 않다. 유아교육 기관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유아 학교’로 변경해 학교로서의 유아 공교육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우리나라 유아교육 체제의 문제점 중 하나인 공교육화 추진 문제는 1980년 이후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추진하는 교육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유아교육은 항상 뒷전으로 밀리게 되어 실질적인 측면에서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는 거의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유아교육이란 아이를 돌보는 것으로 인식되고, 그 교육내용이란 특기 교육이나 기능교육으로 생각되는 것 같다. 따라서 각종 학원이 난무하게 되었고 학원이나 각종 보육시설, 유치원 사이에서 수요자들은 그 기능의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 선택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유치원 교원 4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학급당 적정 유아 수는 ‘16명 이하’라는 답변이 28.9%, ‘14명 이하’ 23.6%, ‘12명 이하’ 24.9%로, 16명 이하여야 한다는 답변이 총 77.4%로 나타났다. 학급당 유아 수가 많을 때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실내 교육활동 및 체험학습 운영 어려움’ ‘안전사고 발생 증가’ ‘감염병 확산 및 대응 어려움’ '유아 학생 간 갈등 및 학부모 민원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유치원 교원정원 산정기준을 교원 1인당 유아 수가 아닌 '학급당 유아 수'로 변경해야 한다. 유아의 개별적 성장과 발달 지원, 놀이 중심 교육과정 운영, 안전사고 예방 및 감염병 대응 등을 위해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학급당 적정 유아 수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유치원 시설 개선 및 교육과정 개발, 단설유치원 확대 등 유아교육에 대한 국가 책무 이행을 담보하고, 유아교육 무상화 및 질 제고를 위해 국·공·사립 유아교육에 대한 균형적 재정 지원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따라서 미래지향적인 유아교육을 통해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고 젊은이들이 안심하고 결혼할 수가 있도록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유아교육의 의무 시행이 절실하다.
현재 가정에서는 유아를 위해 조기 특기 교육을 하고 있지만 시기가 너무 빠르다고 인식하는 이들이 많으며 시설에서도 특기 교육을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유아교육이 학원과 그 성격이 다르다는 인식과 함께 교육부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이야말로 유아에게 적절한 교육과정이라는 인식이 부모들에게 자리 잡아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이를 위해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유아교육의 공교육화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