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아영화학교 외국인 졸업생, 한국서 첫 상업영화 개봉
베트남 항 찐 감독 ‘므이: 저주 돌아오다’
한국 제작사와 공동제작 눈길
AFis 출신 외국 영화인 활약
부산아시아영화학교(AFis) 출신 베트남 감독이 만든 영화가 국내 스크린에 걸렸다. 외국인 졸업생이 한국 제작사와 공동 제작해 한국에서 개봉한 첫 상업영화다. 부산에서 공부한 아시아 영화인들 활약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한국-베트남 공동 제작 영화 ‘므이 : 저주, 돌아오다·MUOI : The Curse Retrns’가 7일 개봉했다고 밝혔다. 부산아시아영화학교를 졸업한 베트남 출신 항 찐(Hang Trinh) 감독이 연출과 제작을 맡은 영화다. 부산·울산·경남뿐 아니라 수도권·대전·대구·광주 등 전국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
영화는 올해 9월 베트남 개봉 후 2주간 2위를 차지했고, 한국·대만·호주 등 12개국에 판매된 화제작이다. 어린 시절 친자매 같았다가 사이가 멀어진 두 친구 ‘린’과 ‘항’이 우연히 다시 만나 저주가 담긴 므이 초상화에 얽힌 죽음의 공포를 겪는 스토리다. 2007년 개봉한 김태경 감독 작품 ‘므이’의 후속편이다.
영화를 만든 항 찐 감독은 부산에서 영화인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2018년 부산아시아영화학교 프로듀서 양성 과정인 국제 영화비즈니스 아카데미 2기 수업을 들었다. 졸업 당시 최우수상인 ‘AFis상’도 받았다. 특히 이번에 개봉한 영화는 외국인 졸업생이 한국 제작사와 공동 제작하고, 자국 흥행에 힘입어 한국에서 개봉한 첫 상업영화다. 그는 영화 제작 배급사인 ‘스카이라인미디어’와 ‘실버문라이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며 영화 300여 편을 베트남으로 수입하거나 베트남 영화를 해외 시장에 배급하기도 했다.
부산아시아영화학교를 졸업한 아시아 영화인들 활약은 점차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2019년 졸업생인 네팔 출신 아눕 포델은 프로듀서로 참여한 단편영화 ‘로리’가 2022년 칸 영화제 단편황금종려상 경쟁부문 특별언급상을 받았다. 한국, 브루나이, 태국,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대만, 말레이시아 출신 졸업생들도 각각 감독이나 프로듀서로 부산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로카르노영화제 등에 진출하기도 했다. 부산아시아영화학교는 부산영상위원회가 운영하고, 2017년부터 진행된 국제 영화비즈니스 아카데미 5기 동안 26개국에서 졸업생 119명을 배출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