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도 돼야 끓는데 70~80도”… 총선 직전 동력 커질 듯
이재명 사법 리스크, 커지는 민주 분당설
공천 포기·조속 결단 등 내부 비판 확산
후퇴 없는 이 대표 특성에 가능성 커져
‘친명’ 의원 수 갈수록 가늠하기 어려워져
민주 분열에 신난 국힘도 ‘닮은 꼴 갈등’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분당설’이 제기되고 있다. 당 밖에선 국민의힘이 연일 ‘민주당 분당’을 외치고 있다. 내부에선 ‘분당 위기론’이 언급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가 갓 100일을 넘겼지만 파열음은 분당설로 이어질 만큼 커졌다.
■“자진사퇴는 없을 것”
민주당에선 ‘사법 리스크’가 커진 이 대표에 대해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해영 전 의원이나 설훈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당을 위한 결단’을 요구했다. 민주당에선 이원욱 의원도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상태로는 민주당이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커지면 분당 가능성이 충분히 점쳐진다”고 말했다.
‘분당설’ 관련 인터뷰로 논란이 된 박영선 전 장관도 이날 “정계개편이라는 것은 늘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분당 언급에 대해 “그런 위험이 있다라는 것을 경고한 것”이라며 ‘톤다운’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뛰어넘을 가능성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분당설은 각종 ‘리스크’에도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기반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해 “집요하고 저돌적”이라며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돼도 자진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명’은 몇 명?
분당설로 터져나온 민주당의 파열음은 이 대표의 당 장악력 약화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한때 “100명 이상”이라던 ‘친명’ 의원의 수에 대해 당의 한 의원은 “현재는 얼마나 될지 계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전당대회 당시 친명이 많았던 것은 ‘대세론’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당 대표가 될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많은 의원이 친명 간판을 달았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어냈으니 국민의힘 내부는 “거의 다 친윤”이라는 여당 내부의 시선(김정재 의원)과 같다.
■“아직 끓는 점은 아니다”
민주당 내에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분당으로 이어지기에는 동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욱 의원은 “물은 100도가 돼야 끓는데 (현재는) 70~80도”라고 말했다.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탄핵’ 등의 메가톤급 이슈가 확정적으로 발생하는 이례적 경우를 제외하고 주요 정당의 분당은 ‘가능성’에 머물렀다. 특히 현재 민주당에선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이 분당설을 억누르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선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분당 동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늘 당의 결속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당을 언급하는 ‘비명계’도 공천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영선 전 장관은 “(이 대표가 공천 안 하겠다고)선언한다면 국민들이 감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민주당은 공천 과정의 투명성이 항상 담보됐다”고 강조했다.
■‘닮은 꼴’ 갈등, 국민의힘
이처럼 민주당이 분당설로 홍역을 앓자 신이 난 것은 국민의힘이다. 실제로 분당을 가장 열심히 언급하는 정치세력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 취임 100일에 대해 “민주당 안에서 분당 이야기도 나오고 사퇴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분당설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승민 변수’ 때문이다. ‘이준석 사태’로 치명적인 내홍을 겪은 국민의힘은 이번엔 ‘유승민 당대표’ 가능성을 놓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인기 없는 리더’가 만든 내부 갈등은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여당’이라는 지위가 당내 의원들을 장악하고는 있지만 총선이 다가오면 의원들이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민주당에서도 “전횡으로 분당이 된다면 그 가능성은 국민의힘이 더 크다”(장경태 의원)는 말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