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법원’ 유치전 세종시도 가세… 부산 유치 못 하면 ‘망신’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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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진전 없이 국회 계류
부산·인천·서울·세종 4파전
트라이포트 갖춘 부산이 최적지
부산 정치권, 분위기 이끌어야
실패 땐 ‘해양수도’ 타격 불가피

해사법원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PK 의원들이 합심해 부산 유치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과 깁도읍 의원 등 참석자들이 올해 9월 29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해사법원 설립 정책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해사법원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PK 의원들이 합심해 부산 유치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과 깁도읍 의원 등 참석자들이 올해 9월 29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해사법원 설립 정책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인천·서울 간 ‘해사법원’ 유치전에 돌연 세종시까지 가세하면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 논의는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입장차만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인 데다 타 지역에서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만큼, 부산 의원들이 합심해 부산 유치 분위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세계적 환적항인 부산항에 더해 가덕신공항 건설로 육·해·공 트라이포트를 갖추게 될 부산이 해사법원 설치 최적지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산 정치권이 부산 유치 기류를 형성하지 못하고 해사법원을 타 지역에 내줄 경우 망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안병길(부산 서동)·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배준영(인천 중강화옹진)·더불어민주당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이 각각 발의한 해사법원 신설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해사법원 유치를 두고 다수의 의원이 일제히 지역구 유치 목소리를 내면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이들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골자는 해사법원을 자신의 지역구에 설치하자는 것이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역할이 핵심적이지만, 이조차도 각 지역 의원 간 신경전으로 설득과 논의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여당에 대한 야당 견제도 있고 지역 간 주장 속에 해사법원 유치 논의가 더뎌졌고, 욕심만큼 속도가 나지 않았다”며 “올해 안에 담판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사법원 유치전에 세종시까지 손을 뻗었다. 국민의힘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의원은 이달 1일 해사법원을 세종시에 설치하도록 하는 법원조직법을 발의했다. 장 의원은 “해수부 등 해양정책 기관과의 연계성과 전국적 접근성을 고려하면 해사법원 세종시 설치가 최적”이라고 주장했다. 내륙인 세종시에 정부 청사가 있는 만큼 이곳에 해사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일차원적인 논리다.

해사법원은 선박 충돌 사고나 해상보험·선원 관련 사건 등 해사 사건을 전담 처리하는 법원이다. 해사법원 도입을 통해 향후 국내 해운서비스산업을 발달시키고 해운산업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개선까지 꾀할 수 있다. 해사 분쟁으로 매년 3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어, 해사법원 유치는 말 그대로 해양서비스의 고부가가치산업 발달과 직결된다.

해사법원 유치 관련 법안은 현재 2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해사법원 부산 설립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부산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해양수도 부산을 고려해 해사법원 유치를 준비해 왔다. 해사법원 유치에 대한 시민 염원도 간절하다. 올해 8월 부울경 변호사회와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등 17개 단체는 ‘해사법원 설치 추진 부산울산경남협의회’를 출범시켜 해사법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핵심 키를 쥔 김 위원장과 법사위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 등 PK 의원이 합심해 적극적으로 부산 유치 기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사법원 세종 유치 법안이 발의된 데 대해 안 의원은 “해사법원 설립의 본질은 우리 해양산업의 외연 확장”이라며 “해사법원을 비롯한 해양서비스산업 성장을 위한 최적지가 바다일지 내륙일지 이미 정답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고 해사법원의 부산 유치 당위성을 강조했다.

부산이 해사법원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는 데다 부산이 해사법원 설립 논의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해사법원이 다른 지역으로 간다면 지역민들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도 부산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협력해 해사법원 유치를 견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해양도시 부산이 해사법원의 최적지라는 점은 다른 지역에서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해사법원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부산 의원들이 합심해서 설득과 논의를 거쳐 분위기를 끌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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