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덜덜 내디딘 첫걸음, 탄성 내지르며 끝마쳤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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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출렁다리 투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세 갈래 출렁다리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두 번째 다리 끝과 연결된 전망대에서 본 기암 절벽, 탄성이 절로
산과 산 이은 수승대 출렁다리, 둘레길과 이어져 걷는 재미 ‘쏠쏠’
출렁다리에서 내려다 본 원학동 계곡, 뻥 뚫린 시야에 가슴도 ‘뻥’

전국의 산과 강, 섬 등에 출렁다리가 속속 연결되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앞다퉈 출렁다리 설치에 나서면서 다리 길이 신기록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하니, 관광객을 모으는 효과가 제법 쏠쏠한 모양이다. 산과 섬이 많고, 강 줄기가 곳곳으로 뻗쳐 있는 경남은 출렁다리 명소들이 유독 많다. 경남도가 경남 지역 산림휴양지를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출렁다리만 해도 13곳이나 된다. 산과 계곡이 아닌 섬에 설치된 출렁다리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더 많다는 얘기다. 출렁다리가 주는 스릴감과 비경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어 ‘출렁다리의 고장’으로 떠오른 경남 거창으로 향했다.


거창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는 세 갈래로 나뉜 출렁다리의 모양이 전국의 여느 출렁다리와 차별화된다. 세 갈래 출렁다리 끝 지점에 있는 전망대에서 서로 다른 각도로 우두산 자락의 기암 절벽과 협곡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창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는 세 갈래로 나뉜 출렁다리의 모양이 전국의 여느 출렁다리와 차별화된다. 세 갈래 출렁다리 끝 지점에 있는 전망대에서 서로 다른 각도로 우두산 자락의 기암 절벽과 협곡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창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절경. 거창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절경.
거창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면 우두산 자락에 깎아 지른 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거창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면 우두산 자락에 깎아 지른 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국내 첫 3방향 출렁다리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거창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는 모양에서 단연 전국 여느 출렁다리와 차별화된다. 거창군 가조면 우두산 자락에 있는 거창 항노화힐링랜드 휴양관에 숙박을 하기 위해 짐을 풀고 곧장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로 향한다. 항노화힐링랜드 휴양관 건물에서 출렁다리까지 가는 등산로 입구까지는 100m도 채 되지 않는 지척이다. 등산로 입구에는 견암폭포 방향과 출렁다리 방향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는데, 출렁다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는 우두산(해발 1046m) 중턱(해발 620m)에 있다.

때론 나무 덱 계단으로, 때론 두꺼운 매트를 폭신폭신 깔아 놓은 계단으로 된 등산로는 출렁다리까지 쭉 이어진다. ‘올라가는 건강 계단, 내려가는 치매 걱정’ ‘생로병사의 비밀! 걷기로 엉덩이 근육 강화’…. 덱 계단에는 2~4개마다 건강과 관련된 기발하고 재밌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바쁘단 핑계로 건강 챙기기를 멀리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등산로를 15분 정도 걸으면 출렁다리에 다다른다. 산 중턱 암봉 2곳과 암반 1곳 등 3곳에 다리를 걸쳐 놓았다. 일자형이 아니라, Y자 세 갈래 다리라 모양부터 특이하다. 아래 계곡에서 높이는 60m, 폭은 1.5m, 길이는 세 갈래 출렁다리(40m+24m+45m)를 합쳐 109m다.

출렁다리에 발을 올려놓고 첫 갈래(40m) 다리를 건넌다. 다리가 후들대고, 손발엔 진땀이 흐른다. 고소공포증이 없는데도 공포심이 절로 난다. 출렁다리 아래로 내려다 보니 아찔함이 배가 된다. 이게 출렁다리의 묘미구나 깨닫는다. 무주탑 현수교라 Y자형 다리의 중심으로 갈수록 더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다. 세 갈래가 만나는 가운데 지점에서 왼쪽으로 가면 24m짜리 두 번째 다리가, 오른쪽으로 가면 45m짜리 세 번째 다리다. 세 번째 다리를 건너 나무 덱 계단을 걸어 내려오면 처음 출렁다리로 출발했던 항노화힐링랜드 휴양관과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Y자 세 갈래 다리를 모두 걸어 보려면 두 번째 다리를 먼저 건넜다가 세 번째 다리를 건너 처음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가면 된다. 세 갈래 다리 끝에는 전망대가 연결돼 있는데, 세 전망대에 올라 서로 다른 각도에서 우두산 자락 기암 절벽과 깎아 지른 협곡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창 수승대 출렁다리. 240m 길이의 일자형 무주탑 현수교로 흔들림이 많아 아찔하지만, 출렁다리 아래 길게 뻗어 있는 원학동 계곡을 보면 가슴이 뻥 뚫린다. 거창 수승대 출렁다리. 240m 길이의 일자형 무주탑 현수교로 흔들림이 많아 아찔하지만, 출렁다리 아래 길게 뻗어 있는 원학동 계곡을 보면 가슴이 뻥 뚫린다.
수승대 출렁다리 가는 길에 만난 수승대 거북바위와 너럭바위. 소나무가 자라 있는 거북 모양의 바위가 거북바위, 사진의 아래쪽 편평한 바위가 너럭바위다. 수승대 출렁다리 가는 길에 만난 수승대 거북바위와 너럭바위. 소나무가 자라 있는 거북 모양의 바위가 거북바위, 사진의 아래쪽 편평한 바위가 너럭바위다.

산과 산 연결한 ‘수승대 출렁다리’… 둘레길도 걸으며 힐링

경남 거창군 위천면에 있는 수승대 출렁다리는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가 있는 우두산 자락에서 차량으로 45분 정도 거리에 있다.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에 이어 거창에 두 번째로 생긴 출렁다리로 지난달 4일 개통했다.

수승대 제2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스마트도서관과 거창목재문화체험관이 보이는 쪽으로 계곡을 따라 가면 수승대의 대표적인 경승지인 거북바위와 너럭바위가 보인다. 거북바위와 너럭바위를 그냥 휙 하니 지나치면 못내 아쉬울지도 모른다. 거북바위는 바위가 계곡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거북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거북바위 위로는 긴 세월을 이겨 낸 듯한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어떻게 바위에 소나무가 자랄 수 있는지 신기하다. 거북바위 둘레에는 퇴계 이황 선생이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수송대’라고 불렸던 이곳을 지금의 ‘수승대’로 개명할 것을 제안한 오언율시를 비롯해 수승대에서 풍류를 즐겼던 선조들의 이름과 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거북바위 앞에 널찍히 평평하게 깔린 너럭바위에서는 많은 묵객과 선비들이 찾아 학문과 풍류를 즐기고 탁족을 했다고 한다. 너럭바위를 지나 돌로 된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수승대 출렁다리로 이어지는 나무 덱 둘레길이 나온다. 둘레길은 계곡 상류 쪽으로 쭉 이어진다. 15분 정도 걸으면 수승대 출렁다리가 기다랗게 펼쳐진다.

수승대 출렁다리는 성령산과 호음산을 연결했다. 출렁다리로 두 산의 등산로와 둘레길이 이어진다. 지상 50m에 쭉 뻗은 일자형 출렁다리인 수승대 출렁다리는 폭 1.5m·길이 240m인데, 그 길이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건너 보면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체감하는 길이가 훨씬 길게 느껴진다. 또 차량을 주차한 곳으로 돌아가려면 출렁다리를 건넜다 다시 건너와야 하니, 왕복 480m를 꼬박 걸어야 한다. 아울러 일자형으로 길게 쭉 뻗어 있는 무주탑 현수교여서 불어오는 바람에, 사람들의 움직임에 더 많이 흔들린다. 몇몇은 출렁다리 난간을 부여잡고 걸음을 더 옮기지 못한다. 조금 걷다 되돌아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리 아래에는 신선이 원숭이·학과 노닐었다는 원학동 계곡이 보인다. 시야가 탁 트이고 가슴이 뻥 뚫린다. 아찔함과 공포는 감탄으로 치환된다.


거창 우두산 자락에 조성해 놓은 휴양림인 치유의숲에 있는 무장애길. 계단이 없고 완만한 경사로 힐링을 하며 걷기엔 제격이다. 거창 우두산 자락에 조성해 놓은 휴양림인 치유의숲에 있는 무장애길. 계단이 없고 완만한 경사로 힐링을 하며 걷기엔 제격이다.

▶여행 팁 :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개방 시간은 동절기(11월~2월)엔 오전 9시~오후 4시 50분이다. 출렁다리로 가려면 거창 항노화힐링랜드 매표창구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입장료는 3000원인데, 거창사랑상품권 2000원을 환급해 준다. 상품권은 힐링랜드 내 편의점이나 카페, 가맹된 거창 지역 식당 등에서 사용 가능하다. 매표 마감은 동절기엔 오후 4시다. 힐링랜드 숙박시설 이용자는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아도 출렁다리로 갈 수 있다. 평일에는 힐링랜드 주차장(유료)에 주차하고 출렁다리로 가면 된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주말·공휴일에는 힐링랜드와 좀 떨어진 임시 주차장(무료)에 주차하고,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힐링랜드 주차장이 나오고, 주차장에서 내려 출렁다리로 가면 된다. 우두산 자락에 조성해 놓은 휴양림인 치유의숲과 자생식물원 탐방로를 걸어 봐도 좋다. 치유의숲에는 1.4km 구간의 무장애길이 있는데, 계단이 없고 완만한 경사(경사율 최고 8%)의 나무 덱 산책길로 걷기에 부담이 없다. 견암폭포 가는 길인 자생식물원 탐방로(0.5km)에서는 희귀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수승대 출렁다리 개방 시간은 동절기(11월~2월)엔 오전 10시~오후 4시 50분이다. 거북바위와 무지개다리를 지나 둘레길을 이용해 다다를 수도 있지만, 거창 수승대 오토캠핑장 앞에서 도로를 따라 200m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임시 주차장(무료)에 주차한 뒤 나무 덱 계단을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도 만날 수 있다. 출렁다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두 출렁다리는 매주 월요일 문을 닫는다. 강풍이나 폭설·폭우 등 악천후 때도 통행이 제한되니 개방 여부 사전 확인은 필수다. 사진을 찍다 스마트폰이 출렁다리 아래로 떨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거창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라 해가 빨리 진다. 또 출렁다리 개방 마감 시간도 이른 만큼 너무 늦지 않게 찾는 것이 좋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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