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원조 윤핵관’ 장제원 광폭 행보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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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공감 주도… 당 지도부에 쓴소리도
주말엔 부울경 3000명과 합천 산행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지난 10일 경남 합천체육관에서 진행된 ‘여원산악회’ 13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지난 10일 경남 합천체육관에서 진행된 ‘여원산악회’ 13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실 제공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인 장제원(국민의힘) 의원의 ‘광폭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당내 모임을 주도하거나 정치 현안에 깊숙히 개입하는 등 연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선 후퇴’ 선언 후 잠잠하던 장 의원이 최근 100여 일 만에 정치권 전면에 재등장했다. 한동안 지역구(부산 사상)에 주로 머물며 국내 정치와 거리를 뒀던 장 의원이 이달들어 지역과 중앙을 오가며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윤핵관의 화려한 복귀’인 셈이다.

장 의원은 11일 SNS에 전날 경남 합천체육관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중심이 된 외곽조직 ‘여원산악회’ 모임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산악회 13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부산·울산·경남(PK)지역에서 회원 3000여 명이 버스 60대에 나눠 타고 참석했다. 이 산악회는 PK 정치인 외곽 조직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와 함께 장 의원은 자신의 싱크탱크 ‘혁신포럼’을 곧 부울경 전체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지난 7일 국민공감 출범은 장 의원 복귀 사실을 알린 상징적 일이었다. 장 의원과 가까운 정치인이 주도하는 이 모임에는 국민의힘 PK 의원(33명)의 절반이 넘는 18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가입한 현역은 71명이다. 장 의원은 차기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에 내정돼 내년 1월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그의 발언 수위도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그는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정치라는 탈을 쓰고 가슴에는 칼을 품고 다니는 ‘정치 자객들’”이라며 “애초 (국정조사는) 합의해줘선 안 될 사안이었다”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앞서 장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수도권 대표론’을 불쑥 제기하자 “굳이 안 해도 될 말씀을 해서 우리 당의 모습만 자꾸 작아지게 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도 “비대위원장이 이런저런 후보 가이드라인을 말씀하시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했다.

최근 장 의원의 적극적 행보를 두고 내년 3월로 예정된 당대표 경선의 ‘키맨’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장 의원의 입김도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3선인 장 의원은 차기 총선 때까지 ‘무(無)당직’으로 4선 고지를 밟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장 의원이 신인 영입 작업을 주도하는 등 당내 역할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 장 의원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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