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힌트는 10년 전 주식시장
이호석 신한투자증권 부산금융센터 PB
‘역사라는 책은 그 두께에도 불구하고 단 한 장의 페이지로 되어 있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은 이 문장으로 역사의 반복성을 표현했다. 이는 주식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Markets never forget’ 시장은 절대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반복의 역사에서 참고할 내용은 무엇일까. 힌트는 10년 전의 주식시장에 있다.
2012년 무렵에는 지금과는 반대로 세계적인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며 저금리 기조가 나타났다. 이러한 금융환경의 변화는 주식시장에 두 가지 새로운 흐름을 가져왔다.
첫 번째,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배당주는 금리와 경쟁 관계다. 금리가 높다면 주가변동이라는 리스크를 보유한 배당주 투자는 상대적으로 그 매력이 떨어진다. 낮은 리스크에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고금리 상품이 더 매력적이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은 다르다. 낮은 금리로 인해 금리 상품으로 원하는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2012년, 금리가 떨어지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던 투자자까지 포트폴리오에 배당주를 담기 시작했다. 그 당시 가장 대표적인 배당주였던 SK텔레콤은 2012년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150% 상승했다.
두 번째,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로 인해 경제 성장이 부진할수록 성장주가 더 주목받는다.
여기에 중요한 것은 금리의 수준이다. 경기 침체기는 경제구성원 모두가 인식하는 위기이므로 금리가 높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성장주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경기 침체기에 금리가 낮다면 성장주 투자를 통해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다. 오히려 성장주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2012년, 경기 침체기에 저금리가 굳어지자 성장주가 급등했다. 지금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그 당시 대표적인 성장주였던 아모레퍼시픽은 2013년 10월부터 2015년 7월까지 417% 상승했다.
미 연준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5% 내외로 인상 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글로벌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하면 앞서 소개한 배당주, 성장주의 상승 메커니즘은 쉽게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대척점에 있는 가치주로의 수급 이동을 고려해야한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가치주를 눈 여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