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잉글랜드-프랑스 8강전
케인, 1-2 뒤지던 후반 PK 실축
잉글랜드, 두 번째 우승 꿈 좌절

잉글랜드 공격수 해리 케인이 8강전에서 프랑스에 진 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대판 백년전쟁’에서 프랑스가 웃었다. 잉글랜드는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의 페널티킥 실축에 고개를 떨궜다.

프랑스는 1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라이벌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국인 프랑스는 2회 연속이자 통산 7번째로 월드컵 4강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역대 세 번째 ‘월드컵 2연패’를 향해 두 경기 만을 남겨 두게 됐다.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은 1934·1938년 이탈리아와 1958·1962년 브라질밖에 없다.

반면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월드컵 이후 두 번째 우승을 노렸던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꿈은 또다시 쓸쓸히 막을 내렸다. ‘페널티킥 장인’ 케인의 페널티킥 실축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날 8강전에서 먼저 포문을 연 건 프랑스였다. 프랑스는 전반 17분 오렐리앵 추아메니(레알 마드리드)가 벼락 같은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잉글랜드는 후반 9분 동점을 만들었다. 부카요 사카(아스널FC)가 추아메니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케인은 강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로 자신의 A매치 53번째 골을 기록한 케인은 은퇴한 웨인 루니와 함께 잉글랜드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역전을 노린 잉글랜드는 후반 중반까지 매섭게 프랑스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추가 골은 프랑스에서 나왔다. 후반 33분 앙투안 크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올린 크로스를 올리비에 지루(AC밀란)가 머리로 받아 넣어 다시 2-1로 앞서갔다. 대회 4번째 골을 터뜨린 지루는 자신이 보유한 프랑스 선수 역대 A매치 최다 득점을 53골로 늘렸다.

잉글랜드는 후반 36분 다시 추격 기회를 잡았다. 교체로 들어온 메이슨 마운트(첼시FC)가 테오 에르난데스(AC밀란)에게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역시 케인이 키커로 나섰고, 이번에도 케인은 오른발로 강한 슛을 때렸다. 하지만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페널티킥 장인’도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이 컸던 탓일까.

결국 잉글랜드는 1-2로 무릎을 꿇었고, 월드컵 두 번째 정상을 향한 여정도 끝마치게 됐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