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저전력 지능형반도체로 2030년 AI반도체 세계정상 도약”
PIM·NPU 개발에 8000억 투입…2030년 국산 AI반도체 국내 점유율 80%까지
과기정통부, '국산 AI 반도체 활용한 K-클라우드 추진방안' 발표
우리나라가 기술력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추가한 고성능·저전력 PIM(지능형 반도체·Processing in Memory) 기술을 앞세워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준을 2030년까지 세계 최고로 끌어올린다는 정부 구상이 나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PIM 연구·개발에 8000억 원을 투입하고 상용화된 기술을 시장 수요로 연결하기 위한 'K-클라우드 생태계' 조성도 추진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2일 오후 경기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차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주재하고 이런 내용의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K-클라우드’ 추진방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저전력 국산 AI반도체를 개발, 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국내 클라우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향상된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이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쳐 국산 AI 반도체의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1단계로 2025년까지 현재 상용화 초기인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의 국내 점유율을 23%까지 올릴 계획이다. NPU는 딥러닝 등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로 국내 업체로는 사피온·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2단계는 2028년까지 D램 기반 PIM과 국산 NPU를 접합해 엔비디아 등 글로벌 업체가 기술 우위를 가진 해외 GPU(그래픽처리장치)급 성능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2030년까지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를 활용해 고속 누적 연산(아날로그 MAC 연산)을 수행하면서 전력 소모를 크게 낮춘 PIM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산 AI 반도체의 국내 데이터센터 점유율을 80%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현재 미국 기술의 89.2%, 중국의 92.5% 수준으로 알려진 국산 AI 반도체 기술 수준을 미국에 버금가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NPU·PIM 기술 개발에 2030년까지 8262억 원을 투자하고, 국산 AI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추가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한다. 또 기술 고도화된 AI 반도체를 국내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장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데이터센터 성능이 확충되면 국내 클라우드 산업 인프라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이를 통해 관제·의료·교육·국방 등 분야 인공지능화를 가속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아마존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은 자사 전용 AI 반도체, 인프렌시아를 개발해 기존 GPU보다 최대 70% 낮은 비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영상 인식 서비스 속도는 8배 높였다"며 AI 반도체 기술 고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캐나다 순방 당시 만난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는 '다가올 AI 혁명은 하드웨어 혁신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며 "2026년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AI 반도체 기술 발전과 K-클라우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9월 민관 협력 창구로 발족한 'AI 반도체 스케일업 네트워크'를 국내 AI 반도체·클라우드 기업과 정부·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로 확대·개편하고, 2023년까지 전국에 AI 반도체 대학원 3곳을 신설하기로 했다.
전략대화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과 국내 AI 반도체 기업, NHN·KT·네이버 등 클라우드 기업과 광주광역시, 교육부·국방부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시대 핵심 기술인 AI 반도체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할 저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