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복강경·로봇수술 등 맞춤형 치료 중요”
[베스트 닥터 & 베스트 클리닉]
⑪ 해운대백병원 대장항문외과 신진용 교수의 대장암 클리닉
단일공 수술 생존율 높고 상처 최소
좁은 공간 직장암 로봇수술이 유리
대부분 항문 보존한 채 종양 제거
금식 기간 줄여 환자 조기 회복 도와
해운대백병원 대장항문외과 신진용 교수는 대장암의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 모두 뛰어나다. 복강경 수술은 한 개의 절개창만 뚫는 단일공 수술을 통해 상처를 최소화한다. 재발 대장암과 국소 진행 대장암 분야에도 식견이 높다.
-평소에 배변 습관에 문제가 없고 복부 불편감 등이 없는 경우에도 대장암이 발병하나.
“붉은색 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과 흡연, 음주 등이 대장암의 위험인자로 거론되고 있다. 대장암은 배변 습관의 변화나 혈변, 복통 등과 관계없이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대장내시경 등을 통해 조기에 대장암을 진단해야 예후가 좋아진다.”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경우에 환자 상태에 따라 각각 다른 수술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아주 초기에 발견된 경우에는 내과에서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점막하 침윤 정도가 심하지 않고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낮은 일부의 경우만 해당된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외과에서 개복수술과 상처를 최소화하는 복강경수술이나 로봇수술을 받게 된다. 저 개인적으로는 단일공 복강경수술을 통해 대장암을 절제하는데, 우수한 생존율과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대장암 맞춤치료를 강조하고 계시는데 어떤 개념인가.
“일률적인 방법으로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자에 따라 개복, 복강경, 로봇수술 등 다양한 옵션을 갖고 최선의 수술법을 선택하자는 의미다. 암의 진행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먼저 시도해서 암의 크기나 침윤도를 줄인 후에 외과적인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환자 상태에 맞게 차별화된 치료전략을 적용하자는 것이 맞춤치료다.”
-대장암 수술 시 제거되는 대장 길이는 어느 정도인가.
“평균 20cm 정도 절제한다. 전체 대장 길이가 1.5m 남짓 되는데, 그중 일부를 잘라내도 일상생활에 불편은 크게 없다. 복부 내에 있는 결장은 20cm 이상을 잘라도 배변 후유증이 적지만 항문에 가까운 직장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후유증이 많다. 직장은 심한 경우에 영구적으로 배변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대장암 수술 후에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항암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나.
“암이 생긴 부위의 대장벽으로 진행 정도가 심하지 않고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1기, 대장벽으로 침윤 정도는 심하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2기,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3기, 타 장기로 전이되면 4기에 해당된다. 보통 3기와 4기는 항암치료를 받는다. 2기 중에서도 대장벽으로 침윤 정도가 심한 고위험 2기는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항문 가까이에 발병하는 직장암의 경우 수술전에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방사선 치료는 필수인가.
“의사에 따라 견해가 조금씩 다르다. 직장암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를 잘 하지 않으며, 한다면 수술 전에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된다. 종양 사이즈가 아주 커서 방사선 치료로 사이즈를 줄인 후에 수술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도하기도 한다. 방사선 치료는 치료범위가 넓어 나중에 배변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직장 MRI를 먼저 찍어 보고 방사선 치료범위를 되도록이면 줄이는 추세다.”
-로봇수술은 어떤 장점이 있나.
“로봇수술은 15배 정도 확대된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관절 기능이 있어서 접근이 힘든 부위도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비만 환자와 골반이 좁은 남성 환자인 경우에 유리하다. 좁은 공간에서 수술을 해야 하는 직장암의 경우에 장점이 있다. 특히 로봇수술 기구는 복부 내에서 장을 연결하는 문합수술에서 우수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고가라서 환자 부담이 크다.”
-항문에서 아주 가까이 발생한 직장암 수술에서 항문을 어떻게 살릴 수 있나.
“이전에는 항문 입구에서 5cm 이내에 생긴 직장암인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항문을 제거했다. 그러나 의술이 발전해 지금은 대부분의 직장암에서 항문을 보존한 상태로 종양을 제거한다. 항문 입구에 위치하거나 진행된 직장암의 경우엔 수술 전에 방사선치료를 거쳐 암 크기를 줄인 후에 괄약근 보존술을 시행해 항문을 살리기도 한다. 항문 입구나 항문거근(들어올리는 근육)에 종양이 있어서 항문을 못 살리는 경우는 1년에 손꼽을 정도다.”
-수술 후 입원기간과 수술 후 음식은 언제부터 먹을 수 있나.
“최근 대장암 수술 후 관리가 많이 달라졌다. 대장암 수술 후에 환자들에게 걷기와 음식섭취를 최대한 빨리 하게 한다. 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빨리 걷게 하고 빨리 음식물을 섭취할 때 환자 회복이 빨라진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 병원에서도 조기회복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수술 후 금식기간를 최소화하고 빨리 운동을 시켜서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입원기간은 수술 후 5~7일 정도다. 운동과 음식물 섭취는 수술 직후부터 가능하다.”
-대장암 수술 후에 해서는 안 되는 것과 되도록 하면 좋은 것이 있다면.
“금연과 금주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과 천천히 식사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자신의 병에 대해 너무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