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어로 통하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 외국인 주민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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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 인권‧문화 분과위원회
쩐 레 바오 옥 위원


최근에 크게 흥행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 다수와 다른 소수인이 다수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외국인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며 생활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어떤 모임이나 행사에 초대받거나 참석할 기회가 생겼을 때 언어장벽과 문화차이 등으로 인해 소외당하거나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그런 자리를 회피하거나 혹은 같은 나라 사람끼리만 어울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게 된다면, 문화적 포용력을 가진 글로벌 도시로 나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문화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부산시가 발표한 '영어하기 편한 도시' 정책은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주민이라고 하면 흔히 영어권 사람들을 생각하기 쉽지만, 부산에는 다양한 국적과 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주민이 살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비영어권 외국인 주민들에게도 부산시민과 함께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 비영어권 외국인 주민과 부산시민이 함께 영어교육을 받는다면 이들이 세계 여러 도시와 단단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영어 동호회, 봉사활동 동호회, 요리 동호회 등 외국인 주민과 부산 시민이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교류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 영어 동호회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인과 외국인 주민들이 같이 교류할 수 있는 그룹을 형성하여 다양한 분야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학습하는 환경을 만들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성과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 것은 사람들을 서로 가깝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태국, 중국, 베트남,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서로 배우고 함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 동호회 활동 등의 식(食)문화 교류를 통해 문화 다양성도 배우고 함께 한글과 영어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해 나가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부산시에서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 준다면 한 걸음 더 쉽게 서로의 문화에 동화되면서 자연스레 글로벌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관이 합심하여 함께 움직일 때, '영어하기 편한 도시 부산'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며, 그 결과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유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부산글로벌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외국인주민지원센터 등을 통해 외국인 주민들을 위한 무료 영어교실을 제공하고, 영어 가능한 외국인 주민 대표들과 협력하여 지역사회에 영어 교육 봉사활동을 실시한다.

둘째, 영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 부문에서는 영어 공교육을 강화하고, 영어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 부산시가 영어학습을 상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셋째, 영어 소통이 가능한 식당에 ‘영어소통 가능’이라는 인증표를 부산시가 발급하도록 하며, 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부산세계시민축제와 같은 지역 문화축제를 확대하는 한편,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영어에 항시 노출될 수 있도록 대형 할인점이나 편의점, 음식점 등의 안내판과 메뉴 등에 한글과 영어를 함께 표기하도록 한다.

다섯째, 부산시민 한 사람당 영어 50문장을 외우자는 시민운동을 추진한다.

여섯째, 교통표지판과 문화시설, 지하철 등의 안내표지판에도 영어를 병기하고, 지역소식을 제공하는 바다TV 등과 같은 언론 매체에도 영어 자막을 송출한다.

마지막으로 해외 유수 대학의 분교와 의료기관을 유치하고, 외국인 홈스테이, 홈비지트를 활성화하여 글로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최근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주민들도 점점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신청방법과 참여방법을 잘 몰라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주민들의 다양한 역량과 재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부산시가 외국인들의 자원봉사활동 참여에 대한 안내와 홍보를 제공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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