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의회, 일본 출장… 관광지 방문에 ‘외유성’ 논란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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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0일 일본 삿포로로 연수
공원·동물원·테마파크 등 포함
내부 쓴소리에 ‘혈세 낭비’지적


이달 초 열린 김해시의회 제250회 제2차 정례회 모습. 김해시의회 제공 이달 초 열린 김해시의회 제250회 제2차 정례회 모습. 김해시의회 제공

김해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유명 관광지로 해외 출장을 떠나기로 해 외유성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부산일보> 기자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김해시의회는 오는 26~30일 일본 삿포로로 ‘제9대 사회산업위원회 의원 역량 강화를 위한 선진도시 국외연수’를 다녀오기로 일정을 잡았다.

출장 계획서에 적힌 연수 목적은 지역사회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방의회 의정활동 선진화 도모 등이다.

세부 일정을 보면 의원들은 첫날인 26일 사회복지 종합센터, 27일 국제프라자 외국인지원센터·모에레누마 시립공원, 28일 아사히야마 시립동물원·치즈공장, 29일 다테지다이무라 테마파크·북해도 다르크센터(약물중독재활센터)를 방문한다.

김해시의회 관계자는 “의원 한 명당 국외연수 경비 350만 원이 책정돼 있다. 올해 사용하지 않으면 이월되지 않아 반납해야 한다”며 “출장 30일 전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적정성을 따진 후 결정했다. 외국 선진사례 견학이 일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수 일정에 유명 관광지인 공원과 동물원, 테마파크 등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시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빌미로 시민 세금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유성 출장’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확인됐다. 의원들은 연수 추진 방향 항목에 ‘공동활동을 통한 의원 상호 간의 화합·일체감 조성’을 기재해 놓았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대표는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갈 때는 시민 대표 자격으로 가는 것이다. 배우고자 하는 분야와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며 “예산 반납이 정당성을 부여하진 않는다. 어려운 시기 아닌가. 반납한 예산은 필요한 다른 곳에 활용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연수에는 김창수·정희열·최동석·박은희·허윤옥·최정헌 의원이 참여한다. 국민의힘 소속 3명, 더불어민주당 소속 3명이다. 시의회 직원 2명과 활동 보조인 1명도 함께 간다. 항공료, 숙박비, 식비 등 총예산 2021만 원이 투입되며, 시의회가 1357만 원, 시가 664만 원을 부담한다.

김해시의회 내부에서도 현재 일본 출장 강행은 시국에 맞지 않는 처사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의원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가지 않기로 했다. 의원 대부분이 이전에 해외연수를 계획했다가 이태원 사태로 미뤘다.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말 특사, 예산 문제 등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 많이 남아 있다. 이 시점에 출장을 가는 건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11월 초 김해시의회 의원 총 25명 중 22명은 세 팀으로 나눠 각각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로 떠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10월 29일 이태원 사태가 발생하면서 취소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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