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회장 낙하산 인사 반대…정치권 외풍,부산시민 우롱”
부산 시민단체 7곳 BNK 회잔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
“정권 바뀔 때마다 내려보내는 건 부산 시민 무시·우롱”
NH농협금융, 우리금융 등 정부, 정치권 외압 감지
BNK금융지주가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본격 돌입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14일 분출했다.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와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부산 시민단체 7개는 1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BNK금융지주 최고경영자 낙하산인사 반대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BNK 금융지주 회장은 수도권 초집중으로 인한 격차 확대, 지역 소멸 등 지역의 구조적 위기 상황에서 지역경제, 사회를 잘 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그렇지만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건 이와는 정반대로 지역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BNK그룹 계열사 대표가 아닌 9명의 후보를 추천한 두 곳의 외부 자문기관이 자격 조건을 제한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는 보도(<부산일보> 지난 5일자)를 언급하며 “차기회장 후보군을 정하는 외부 전문기관이 장관, 은행장 출신자 등으로 지원 조건을 제한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결국 이런 과정과 일련의 흐름들이 결국 BNK 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에 의한 낙하산 인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민들은 줄곧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해 왔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BNK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정부와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낸다는 건 부산시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13일) BNK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했다. 내부 승계 규정에 따라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그룹 계열사 대표 9명 외에 외부 후보 9명이 경쟁에 공식 합류했다.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정치권 외풍 작용 여부에 주목한다. 실제로 다른 주요 금융지주에서 ‘관치 금융’이 본격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NH농협금융은 지난 12일 임추위에서 차기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단독 후보로 내정했다. 당초 손병환 현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돌연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이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초기 좌장을 맡아 초반 정책 작업에 관여했고,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활동하며 원조 친윤(친 윤석열) 인사로 꼽힌다.
여기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의 이른바 ‘셀프연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관료 출신 인사가 대거 중용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연임이 확실시 여겨지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금융위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1년 6개월간 미뤄졌던 징계가 갑작스럽게 이뤄진 배경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퇴진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우리금융 회장 하마평에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이른바 관료 출신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