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단축·공항 확장에도 유리”…가덕신공항 하이브리드 공법 왜?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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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하면 발파에만 6년 소요
‘플로팅’ 도입 땐 2030년 전 개항
친환경·지반 침하 우려 없어

박형준 부산시장이 14일 ‘가덕도 플로팅 해상공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14일 ‘가덕도 플로팅 해상공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14일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발표한 ‘가덕도 플로팅 해상공항’은 전체 부지를 ‘플로팅 방식’(부유식)으로 짓는 것은 아니다. 터미널 등 부지 30% 가량은 매립식으로 짓고, 활주로와 계류장 등은 플로팅 공법으로 건설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혼합 방식’이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방식은 2030년 전까지 활주로 1본과 터미널을 건설한 뒤 향후 2단계 공항 확장을 할 경우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 같은 결론을 내리기까지 매립식, 잔교식, 부유식(플로팅) 세 가지 부지 조성 공법을 놓고 전문가들과 다각도로 비교·검토해 왔다. 우선 가덕신공항 예정 부지의 지반 조건을 보면, 수심이 최소 15m에서 최대 30m, 그 아래 연약지반(구조물의 하중을 버티지 못하는 땅)의 깊이는 25~45m다. 활주로 표면 높이 15m까지 고려하면 지반 개량과 성토 높이는 대략 65m, 최대 90m로 추정된다.



시는 대표적인 해상공항인 일본의 하네다·간사이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책랍콕공항 등의 지반 조건을 비교해 본 결과, 이들 공항은 모두 내해에 있는 데다 하네다 51.4m, 간사이 43m, 창이 25.7m, 책랍콕 39m 등으로 성토 높이가 가덕신공항보다 낮아 매립식으로만 진행했을 때 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가덕신공항의 경우 수심이 최대 90m인데, 이 구간 해상을 모두 매립한다면 대규모 발파가 필요한데, 발파 기간만 6년 이상이 소요돼 2030세계박람회 개최 이전에 개항이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매립식을 적용한 국토부의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는 개항 시기가 2035년 6월로 예상됐다.

시는 또 매립식이 공항 건설의 필수 절차인 환경영향평가에도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지반 침하 문제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플로팅은 매립을 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침하 우려가 없으며, 외부 제작 이후 현장 조립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확장성이 용이한 것으로 판단됐다. 수심 등에 영향을 덜 받아 장기적으로 해수면 상승 등에 대응하기 유리한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다만 공사비는 매립식보다 많이 든다.

시는 플로팅 공항의 항행 안전성에 대해서도 국내에서 30년 이상 관련 연구가 진행돼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봤다. 또 2001년 일본의 메가 플로트 공항 실증과 관련한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를 빌려, 실제 플로팅 해상공항의 구현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부산시 김광회 도시균형발전실장은 “당시 일본에서 2년에 걸쳐 1km의 실증용 부유체에 350회 이상의 항공기 이착륙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육상공항과 큰 차이가 없음이 확인됐고, 4km 규모의 메가 플로트 공항 구현이 가능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면서 “국토부와 부산시 공항 담당자들이 현재 일본 오사카에서 당시 실증 담당자들을 만나 기술적·전문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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