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수도 부산유산’ 세계유산 잠정목록 올라
경무대·임시중앙청 둥 9곳 결정
국내 첫 근대·도심지 유산 사례
유네스코 세계유산 사전 단계
부산시, 2028년 최종 등재 목표
부산시는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하 피란수도 부산유산)’이 문화재청에서 개최된 세계유산분과위원회 심의에서 가결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세계유산 등재의 사전 단계인 잠정목록 등재 결정은 2017년 12월 ‘피란 생활상을 반영하는 유산의 추가’와 ‘종합보존관리 계획의 수립’의 조건부로 잠정목록에 선정된 후 5년 만의 성과다.
‘잠정목록’은 세계유산 등재를 희망하는 회원국들이 작성하는 자국의 유산 목록이다. 이번 성과는 근대 유산과 도심지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진하는 국내 첫 사례다. 국내의 우수 근대 유산의 보전에 큰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최종적인 세계유산 등재는 2028년을 목표로 한다.
애초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2015년부터 시작됐으며, 그간 세부 목록을 14곳→8곳→9곳으로 조정해 왔다. 이번에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9곳의 개별 유산은 건축물형 유산 5곳과 장소형 유산 4곳이다. 세부 목록은 서구(3곳)의 ‘경무대(임시수도 대통령 관저)’ ‘임시중앙청(부산 임시수도 정부 청사)’ ‘아미동 비석 피란 주거지’, 중구(3곳)의 ‘국립중앙관상대(옛 부산측후소)’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부산근대역사관)’ ‘부산항 제1부두’, 부산진구(1곳)의 ‘하야리아기지(부산시민공원)’, 남구(2곳)의 ‘유엔묘지(부산재한 유엔기념공원)’‘우암동 소막 피란 주거지’다.
부산시는 그동안 여러 연구 용역과 자료 조사를 통해 피란 유산의 등재 가치를 밝혀 왔다. 2018년 ‘경무대’의 국가 지정 문화재(사적) 승격과 ‘우암동 소막 피란 주거지’의 국가 등록 문화재 등록, 2022년 ‘아미동 비석 피란 주거지’의 부산시 등록 문화재 등록, ‘부산시민공원 구 부산미군장교클럽’의 부산시 지정 문화재 지정, ‘옛 부산측후소’의 국가 지정 문화재(사적) 승격 신청 등을 통해 유산의 법적 보존 관리를 위한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북항재개발사업 중 멸실 위험에 처했던 ‘부산항 제1부두’는 원형 보존으로 결론이 났고, 부산시 등록 문화재 등록 신청을 한 상태다.
이번 결정에 따라 후속 절차 진행 후 정식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되면 피란수도 부산유산은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관리된다.
부산시 세계유산위원회 위원장인 이병진 행정부시장은 “급박한 재개발과 개발의 추세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기억을 생생히 증거하는 9곳의 유산을 지켜나가야 한다”며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면서 피란수도 부산을 알리는 기회를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