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혹한기 부산불꽃축제 흥행도 꽁꽁 얼어붙을라
유료좌석 취소 속출 40% 남아
인근 상가도 뜸한 분위기 역력
부산의 대표 축제이자 관광 상품인 부산불꽃축제(사진)가 갑작스러운 한파 탓에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15일 부산시에 따르면 17일 열리는 부산불꽃축제는 지난달 29일부터 좌석 예매를 시작했다. 표를 팔기 시작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15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유료 좌석 8000석 중에서 4761석 만 예매 완료된 상황이다.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이다. 10만 원을 호가하는 R석은 2500석 중에서 331석이 남아 있으며, 7만 원의 S석은 5500석 중에서 절반 이상인 2908석이 여전히 잔여석으로 남아 있다.
불꽃축제는 당초 11월 5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연기됐다. 당시에는 8월 1일 좌석 예매를 시작했는데, R석은 예매 5분 만에 매진됐고 S석도 예매 3시간 만에 다 팔렸다.
행사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것을 고려하면, 올 불꽃축제는 관람석 상당수가 빈 상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예약한 표를 취소하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 불꽃축제 예매를 취소한 김지원(27·금정구) 씨는 “3년 만에 열리는 불꽃축제 기대감에 표를 예매했다”며 “근래 한파가 불어닥쳐 바닷바람을 맞으며 1시간 동안 축제를 관람하기엔 너무 추울 것 같아 아쉽지만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숙박업계의 불꽃축제 특수도 예전 같지 않다. 불꽃축제 연기 전인 지난달 5일엔 근처 호텔을 예약하기 위한 숙박 경쟁이 치열했으나 현재는 객실이 다수 남아 있는 상황이다. 축제를 찾는 이가 적다 보니 자연스레 숙박 예약도 줄어든 것이다. 불꽃축제 명소로 유명한 A 호텔엔 여전히 축제를 위한 특별 객실이 남아 있다. 지난달 5일엔 전 객실이 매진이었던 것과 달리 연기 이후 예약률이 뚝 떨어진 것이다. 다른 ‘불꽃 명소’ B 호텔도 잔여 객실이 약 10%가량 남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꽃축제 날짜에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불꽃축제는 야외 행사인데 한겨울에 진행한다는 게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바닷물이 빠지는 때와 크리스마스, 연말을 피해서 날짜를 잡았다. 그나마 추위가 덜한 때라고 예상했다”며 “재난 문자를 통해 강추위에 대비해 방한에 신경 써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