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축동 공룡 발자국 화석 970여 개…이전 보존한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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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상태 양호…대형 수각류 보행렬도 확인
문화재 전문가 “현지 보존보다 이전 보존 적절”
가치 높은 화석,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 옮겨질 듯

경남 사천시 축동일반산업단지에서 드러난 수각류(왼쪽)·조각류(오른쪽) 발자국 화석. 문화재청 제공 경남 사천시 축동일반산업단지에서 드러난 수각류(왼쪽)·조각류(오른쪽) 발자국 화석. 문화재청 제공

경남 사천시 축동일반산업단지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이 현장이 아닌 이전 보존으로 결정 났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는 지난달 말 회의를 열고 사천 축동일반산업단지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을 이전 보존하는 방안을 가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앞서 지난해 10월 사천시 축동면 사다리 축동일반산단 지표조사 당시 조각류(두발 또는 네발로 걷는 초식공룡) 발자국 화석과 스트로마톨라이트(남세균이 남긴 퇴적구조)가 확인됨에 따라 전문가들에게 참관을 요청했다.

당시 7개 조사구역 가운데 1~2구역에서 수각류(두발로 걷는 육식공룡)와 조각류 보행렬 62개 등 970여 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현지조사를 한 4명의 전문가는 “공룡 발자국이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특히 보폭이 넓은 30m 이상 대형 수각류 보행렬 등은 추가 학술조사와 보존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사천 축동일반산단 내 발자국 화석 발견 구간. 문화재청 제공 사천 축동일반산단 내 발자국 화석 발견 구간. 문화재청 제공

문제는 현지 보존과 이전 보존 여부였다. 가치 있는 화석들을 현장에 두고 지역민에게 개방하면 좋지만, 예산이 많이 들고 관리 자체도 쉽지 않다.

매장문화재 보존조치 평가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열린 회의에서 발견된 화석들을 현지 보존이 아닌, 이전 보존 조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인근 지역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과 비교해 현지 보존할 정도의 천연기념물 급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A 위원은 “보존가치는 있으나 발자국의 찍힌 깊이와 층준의 박리 진행 정도, 공단 내에 존재하는 주변 환경, 현장 보존 시의 문제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이전 보존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B위원은 “정밀기록을 토대로, 이전 보존이 가능한 영역을 설정해야 하며, 이전 보존 시 이탈 될 수 있는 발자국 화석 역시 수습돼야 한다. 필요한 경우, 복제 표본을 제작해야 하며, 노출 화석의 훼손이 줄도록 조속한 시일 안에 이전 보존 조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천시와 시행사 역시 이전 보존에 동의하고 있다. 특히 축동산단 조성사업 시행자가 오랜 기간 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피해액이 누적되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이전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축동산단 발자국 화석 산출지의 보행렬 분포도. 문화재청 제공 축동산단 발자국 화석 산출지의 보행렬 분포도.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과 사천시 등은 화석이 발견된 일대를 실측하고 기록한 뒤, 학술 가치가 있는 것 위주로 이전 보존할 계획이다.

축동산단 화석산지가 현지 보존이 아닌 이전 보존으로 결정됨에 따라 지역민들이 축동산단 공룡 발자국 화석을 직접 관람하기는 쉽지 않게 됐다.

현재 사천지역에는 발자국 화석을 전시·관람할 수 있는 전문시설이 따로 없다.

실제 이번에 발견된 화석도 대부분 인근 진주시에 있는 익룡발자국전시관 수장고에 보존될 전망이다.

해당 전시관 역시 전시공간이 그리 넓지 않고 수장고도 거의 포화 상태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향후 관람 기회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사천시 인근에 전시공간과 수장고가 많이 없는 게 사실이다. 향후 진주시 정촌면에 국립지질유산센터 보호각이나 수장고가 건립되면 다시 옮긴 뒤 생각해 볼 문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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