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 백스테이지] 새로 짓는 것 못지않게 노후 공연장 유지보수도 잘해야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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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개관 50주년을 앞둔 부산시민회관 전경. 부산일보DB 내년 개관 50주년을 앞둔 부산시민회관 전경. 부산일보DB

내년 개관 50주년 앞둔 부산시민회관

최근 대극장 2층에서 흡음보드 떨어져

시, 유지보수관리 예산 제대로 배정을


1973년 8월 8일 준공. 10월 10일 개관. 2002년 7월 5일 개보수 및 증축공사 후 재개관. 2009년 8월 25일 전시실 전면 개보수 후 재개관. 10월 5일 대극장 객석 교체 공사 후 재개관. 2020년 7월 대극장 리모델링 후 재개관.

부산시민회관 홈페이지 연혁에 올라와 있는 내용이다. 내년이면 개관 50주년을 맞는 부산시민회관은 1973년 개관 이후 네댓 차례에 걸쳐 전면 개보수를 실시했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안전사고나 기능 부실 문제가 불거졌다. △부산시민회관 툭하면 음향사고 알고 보니…(2020년 2월) △부산 예술계, 하반기 ‘공연장 대란’ 불 보듯(2009년 7월) △재개관 앞둔 부산시민회관 ‘공연장 개보수 뭘 했나…’(2009년 1월) 등이 그것이다.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병원 신세 질 일이 많지만, 건물 또한 다르지 않다. 특히나 공연장 시설은 출연진뿐 아니라 일반 관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공간이어서 부식, 마모, 고장, 파손, 기능 저하 등 물리적 노후화뿐 아니라 기능적·사회적·경제적·법적 노후화 문제까지 잘 따져서 점검해야 한다.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나라 공연장 안전사고의 연대기를 따라가다 보면 공연장이 생각 밖으로 안전 취약 지대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9일 오후 9시께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2층에서 발생한 사고 또한 마찬가지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다친 사람이 없고, 한 뮤지컬 단체가 리허설을 마치고 돌아간 뒤 무대감독이 2층 객석 의자에 떨어진 가로 1m, 세로 70㎝ 크기의 천장 흡음 보드를 발견했다. 정말이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비록 한 장의 흡음 보드이지만 공연 도중 관객 머리에라도 떨어졌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 아찔하다. 그 일 이후 부산시민회관은 주말 공연을 취소하고 안전진단 업체를 긴급 수배해 보수공사를 마쳤다. 그리고 대극장 2층은 폐쇄한 채 하루에 세 번씩 다섯 포인트에서 계측을 시행 중이다.

문제는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부산시민회관 김성수 본부장은 “시설 노후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시인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 초 천장재뿐 아니라 천장 구조물까지 종합 안전진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에서도 유지보수를 위해 충분한 예산을 편성해야 할 것이다.

오는 2025년이면 부산오페라하우스, 국제아트센터가 새로 문을 연다. 그러나 이러한 신규 공연장이 들어선다고 부산시민회관 등 기존 문화시설들이 수명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부산시는 19일 부산시민회관을 '2022 부산 미래유산' 중 하나로 선정했다. “현존하는 전국 공공 문예회관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부산의 대표적인 문화시설”이라는 게 그 이유다. 말로만 부산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라고 떠들 게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노후 공연장에 대해서도 부산시의 관심을 촉구한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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