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입시 전문가들의 ‘정시 꿀팁'…교차지원·변환표준점수, 정시 당락 변수 될 듯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시교육청 진학지원단 소속 진학 상담 전문 교사들과 올해 대입 경향과 전략을 짚어봤다. 왼쪽 아래부터 부산시교육청 진로진학센터 강성원 팀장, 진로진학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 주례여고 이영식 교사, 배정고 박두일 교사, 동래여고 이주현 교사(시계방향).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시교육청 진학지원단 소속 진학 상담 전문 교사들과 올해 대입 경향과 전략을 짚어봤다. 왼쪽 아래부터 부산시교육청 진로진학센터 강성원 팀장, 진로진학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 주례여고 이영식 교사, 배정고 박두일 교사, 동래여고 이주현 교사(시계방향). 정대현 기자 jhyun@

대입의 화룡점정으로 불리는 ‘정시 전쟁’이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와 함께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문·이과 통합 수능 2년 차를 맞아 ‘문·이과 교차지원’, ‘대학별 변환표준점수 적용’을 대입 정시 합격 최대 변수로 꼽는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부산시교육청 진학지원단 소속 진학 상담 전문 교사들과 올해 정시의 특징과 전략을 짚어봤다.

■표준점수 높아진 ‘사탐’

진학지원단 소속 입시 전문 교사들은 정시 당락의 핵심인 올해 수능 성적의 특징으로 탐구영역의 난도 상승을 꼽았다.

주례여고 이영식 교사는 “학생들이 시험을 친 뒤에 영어가 어려웠고 탐구 과목이 어려웠다고 이야기했는데 실제 채점 결과에서도 영어와 탐구 과목 등급 분포, 표준점수를 봤을 때 중위권 학생들에게 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7.83%(3만 4830명)로 지난해 수능 1등급 비율 6.25%(2만 7830명)보다 다소 늘었다. 하지만 2등급 비율은 18.67%, 3등급 비율은 21.75%로 각각 전년 대비 3∼4%p 가량 하락했다. 중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어의 경우 지난해 표준점수가 149점이었는데 134점으로 15점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진로진학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이번 수능에서 사회탐구가 어려워졌다는 건 평가원이 통합 수능 2년차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첫 통합수능에서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이 대거 발생했는데 과학탐구 영역 표준점수가 사회탐구 영역보다 대부분 높았던 점도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동래여고 이주현 교사는 “올해 사회탐구 영역 표준점수가 대거 지난해에 비해 올라가면서 문과생의 경우 사회탐구 영역이 당락을 가르는 변수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교차지원은 신중히

문·이과 교차 지원은 지난해 정시의 최대 화두였다. 중·상위권 이과 학생들이 인문계 학과로 대거 진학하는 교차 지원이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광풍’이 지난해만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정고 박두일 교사는 “지난해 첫 문·이과 통합 수능이 시행되고 현장에서 볼 때 문과생들의 사기 저하가 눈에 띄었다”며 “작년 결과를 자세히 뜯어보면 최상위권과 상위권에서는 교차 지원이 많았지만 중위권, 하위권에서는 문과 침공 현상은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지난해 화두가 된 교차 지원에 현장 교사들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이 대세라지만, 진학하는 학과에서 대학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을지도 신중히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주현 교사는 “이과 학생들 경우에 성적표를 들고 자신의 성적이면 서울 소재 어느 대학까지 갈 수 있느냐고 묻는 친구들도 있다”며 ”교차 지원이 만든 새로운 현상인 것 같은데 대학을 중심으로 갈지, 학과를 중심으로 갈지, 학교 내 복수 전공 제도 등이 어떤지 등 폭넓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환표준점수도 꼼꼼히 확인을

수도권 일부 대학은 통합 수능이 시행 이후 변환표준점수를 정시 전형에 활용하고 있다. 변환표준점수는 수능 성적표에 기재되는 점수는 아니지만 대학 자체적으로 선택과목 간 유불리를 보정하기 위해 활용하는 점수다. 변환표준점수와 표준점수가 큰 차이가 있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 0.5점이라도 아쉬운 수험생 입장에선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항목이다. 서울지역 주요 15개 대학 중에는 서울대, 홍익대를 제외한 13개 대학에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탐구영역에서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한다. 부산지역 15개 대학 중에는 경성대 약학과, 동의대 한의예과만 탐구영역에서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한다. 변환표준점수는 대학별로 정시 원서 접수 전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한다.

주례여고 이영식 교사는 “대학별로 변환표준점수를 정시 마감이 임박해서 발표하는만큼 지원 대학이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는지, 적용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적용하는지 유, 불리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로진학센터 강성원 팀장은 “학생들이 대학을 빨리 확정 짓고 싶은 마음에 변환표준점수 발표도 보지 않고 무작정 대학, 학과를 확정 짓고 원서를 쓰는 경우도 매우 많다”며 “원서 접수 마감 직전까지 고민하고 경쟁률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대학은 대부분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부산교대는 백분위를 활용한다. 경성대 약학과, 동의대 한의예과는 탐구 영역의 경우 백분위에 따른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 부산대는 지난해까지 탐구 영역에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했으나 올해부터는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부산 소재 대학 입학 전략은

부산지역 대학 중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동명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영역이 모두 25%로 동일하다. 대부분 탐구 2과목을 반영하지만, 고신대(의예과 제외), 동명대, 동서대, 신라대, 영산대는 탐구 1과목만 반영한다. 부산외대는 제2외국어/한문 과목을 탐구 1과목으로 대체 가능하다. 부산대는 인문 사회 계열은 국어 영역의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자연이공계열은 수학 영역과 과학탐구 영역의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부경대, 한국해양대는 계열별로 국어 영역 또는 수학 영역의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탐구 한 개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 대부분 (상위 1과목의 점수×2)로 점수를 산출하지만, 동명대의 경우에는 상위 한 개 과목의 점수만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국어, 수학, 영어 영역에 비해 탐구 영역의 반영 비율이 낮다.

자연이공계열에서 수학 미적분·기하를 응시한 학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도 한다. 고신대 간호학과와 동의대 자연이공계열 모집 단위(패션디자인, 보육?가정상담 제외) 한해 10% 가산점이 있다. 동아대 자연이공계열 모집 단위는 지난해 10% 가산점이 있었으나 올해 가산점은 3%로 줄었다. 부경대, 한국해양대는 자연이공계열 모집단위에서 과학탐구 영역 응시자에게도 계열별로 최소 3%에서 최대 10%까지 가산점을 부여한다. 신라대는 지난해 전체 모집단위에서 수학 미적분·기하 응시자에게 10% 가산점을 부여했으나 올해는 부여하지 않는다. 부경대는 지난해에는 가군과 나군에서만 모집했으나 올해는 다군에서도 3개 모집단위 15명을 모집한다.

부산 지역 대학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이라면 부산시교육청에서 제공하는 ‘2023학년도 대입길마중 상담참고표’도 참고해 볼만하다. 이 참고표는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진학지원단과 부산진학지도협의회의 교사들이 제작했다. 일반 상담 참고표와 달리, 해당 대학 선발 방법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했다.

강 팀장은 “일선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상담 참고표를 누구나 볼 수 있다”며 “과거 입시 사례를 토대로 만든 참고표인만큼 부산 지역 학생들의 입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