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버팀목 수출마저… 내년 0%대 성장 전망(종합)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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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12대 수출업종 기업 조사
전기·전자 -1.9% 역성장 예상
석유제품·석유화학 업종도 비상
10곳 중 2곳만 “채산성 개선될 것”
기업 대응 전략 ‘비용 절감’ 1위
‘채용 축소’ ‘투자 연기’ 뒤이어

최근 2년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됐던 수출 증가율이 내년에는 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수출을 주도하는 전기·전자, 석유제품·석유화학 업종에서는 역성장마저 우려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상당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업종에 속한 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수출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평균 0.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이동통신 기기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의 경우 수출이 올해보다 1.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석유제품도 -0.5%로 추정됐다. 증가 업종은 철강 0.2%, 자동차·자동차부품 0.9%, 일반기계·선박 1.7%, 바이오헬스 3.5% 등이었다. 기업 수 기준으로는 39.3%가 내년 수출 감소를 예측했다. 60.7%의 기업은 증가한다고 봤다.

감소 원인으로는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지속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5.7%),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33.9%), 해상·항공 물류비 상승 등 물류 애로(10.2%)를 주로 꼽았다. 반면, 내년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교역 여건 개선(46.1%),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출 단가 상승(19.8%), 생산·물류 차질 해소(17.6%)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응답 기업의 53.3%는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28.0%)은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18.7%) 보다 많았다. 채산성 악화 전망이 우세한 업종은 전기·전자(40.7%), 철강(31.3%), 석유화학·석유제품(28.6%), 자동차·자동차부품(26.5%) 순이었다.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는 원유·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54.7%),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비용 증가(14.3%),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이자 비용 상승(11.9%)을 지목했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줄어든다고 내다본 기업들은 대응 전략으로 공장 운영비·판관비 등 비용 절감(35.6%), 채용 축소 등 고용 조정(20.3%), 투자 연기·축소(15.3%) 등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는 ‘원자재 수급 관련 세제 지원’(38.0%), ‘수출 물류 차질 방지를 위한 지원’(24.7%), ‘공급망 애로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21.3%) 순으로 답이 나왔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정부는 기업의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 조성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 확대, 수출 물류 차질 방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매출액 1000대 기업 중에서 12대 수출 주력 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한 전화면접(CATI), 팩스, 이메일 조사 등으로 실시됐다. 150개 사가 응답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7.37%포인트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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