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웅동레저단지 사업 관리·감독 잘못” 인정
시, 자체 감사서 “무리한 토지사용기간 연장도 부적절”
관련자 내부 조치, 위법·중대한 비위는 수사 의뢰 방침
경남 창원시가 감사를 통해 창원문화복합타운(SM타운) 조성사업에 이어 진해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 과정에서도 “시가 잘못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창원시 신병철 감사관과 제종남 해양항만수산국장은 20일 오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진해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웅동레저단지 사업은 창원시 진해구 웅동1지구 2258㎡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종사자와 외국인 체류자, 관광객 등에 여가·휴양 공간을 제공하며 외국인 정주 환경도 개선해 외국인 투자유치를 촉진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공동사업시행자인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는 2009년부터 30년 간 휴양·레저 관광단지를 조성·운영하는 내용으로 민간사업자인 (주)진해오션리조트와 사업협약을 했다.
시행자가 사업대상지를 민간사업자에 빌려주고, 사업자는 자기자본을 들여 각종 시설물을 만들어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토지사용기간이 종료되면 시설물 등은 시행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하지만 2017년 5월께 개장·운영에 들어간 36홀짜리 골프장 외 다른 시설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사업자 특혜와 협약 중도해지 등을 두고 사업시행자간 갈등이 지속되자 경남도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사업자와 협약이 해지되면 적게는 1500억 원에서 많게는 2400억 원에 달하는 ‘확정투자비’를 지급해야 한다.
감사원은 올 8월께 시행자가 ‘소멸어업인 생계대책 부지’ 개발주체, 사업 범위에 대한 이견으로 관련 절차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사업자에게 사업 미이행 빌미를 줬다고 판단했다.
경남도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창원시·경남개발공사·진해오션리조트가 5자 협의체를 꾸려 문제 해결을 위해 숙의했지만 조율되지 않았다.
이번 감사는 시의 담당 부서의 개발사업에 대한 관리·감독 실태와 개발사업 조성토지 매각의 적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해 사업 장기 표류의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밝히기 위해 실시됐다.
감사 결과 △사업시행자로서 부작위, 관리·감독 해태 △무리한 토지사용기간 연장 추진 △사업자의 재투자 의무 면제 △개발사업조성토지의 목적 외 편법 매각 △공무상 회의록 무단유출 등이 지적됐다.
신 감사관은 “웅동1지구 개발사업 전반에 걸쳐 창원시가 사업시행자로서 관리·감독을 잘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민간사업자의 대환대출을 위한 무리한 토지사용기간 연장 추진으로 불필요한 마찰도 빚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자의 수익 재투자 의무를 면제해주는 등의 사실도 드러났고, 개발사업 조성토지 일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편법이 확인됐다”며 “보안이 유지돼야 할 공무상 문서가 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고소에 활용될 수 있도록 무단 유출된 사례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시는 부적절한 업무 처리 등 문제가 확인된 관련자에 대해 내부적 조치를 취하고, 위법하고 중대한 비위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제 국장은 “경제자유구역청 주관으로 경남개발공사와 함께 추가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진해신항과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변화된 주변 여건을 반영한 최적의 개발 방향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소송 과정에 있는 창원SM타운 사업에 대해서도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감사 결과를 낸 바 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