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ILO에 정부 제소 "화물연대 업무개시 명령 부당"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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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정부, ILO 결사의 자유 원칙 위반해 제소 결정”
“정부 ILO 협약 무시 말고 국제노동기준 지켜야”

20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 조치 관련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 한국정부 제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 조치 관련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 한국정부 제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의 조치가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협약에 위반한다며 ILO에 진정을 넣었다고 20일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파업이 ‘불법’임을 단정적으로 공표해 파업 참가 노동자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대체 수송을 위해 군용 차량과 인력을 사용하는 등 파업권을 심각히 제한했다”며 “노조 권리 위반의 심각성과 본질을 고려해 전날 국제운수노련, 국제공공노련, 국제노총 등과 함께 한국 정부의 결사의 자유 원칙 및 기준, ILO 협약 87호·98호 위반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을 냈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함과 동시에 파업을 범죄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동원해 압박하는 등의 행위가 결사의 자유 원칙에 모두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 이봉주 본부장은 “화물노동자에게 반헌법적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강제노동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도로 위 안전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투쟁을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워 탄압을 하고 제압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법치이고 정치인지 묻고 싶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화물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멈추고 안전운임제 연장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ILO 협약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은 “글로벌 스탠다드 운운하면서 틈만 나면 애지중지하던 국제 기준이 왜 노동 기본권 앞에서는 ‘지키지 않아도 될 원칙’이 되는 것인가”라며 “ILO 협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있고 ILO 협약 비준은 무거운 책임이 뒤따르는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국제노동기준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국제노동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이는 통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는데 정부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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