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윤석열 대통령과 각별한 ‘케미’ 과시
국정과제 점검회의서 대표 초청
엑스포·산은 이슈 물밑 지원도
박형준 부산시장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박 시장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국가적인 행사에도 ‘대표 자격’으로 참석시키는 등 각별히 챙기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선 “‘윤-박 케미’가 현 정부 내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국정과제 점검회의’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 행사였다. 윤 대통령은 전국에 생중계된 이날 행사에 박 시장을 전국 광역단체장 대표 자격으로 불렀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제치고 박 시장만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이 중앙정부 권한을 획기적으로 지방에 이양해 달라고 건의하자 윤 대통령은 정부 차원의 적극 지원과 함께 국회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시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도 적극 지원해 왔다. 윤 대통령은 이달 초 박 시장이 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유럽 3개국(불가리아·보스니아·산마리노)을 방문하자 대통령 특사 자격을 부여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대통령 특사로 임명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내년 봄 박 시장의 아프리카 방문 때에도 특사 자격을 부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내년 초 윤 대통령의 일부 외국 방문에 동행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내년 초 대규모의 엑스포 유치 지원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엑스포 유치 의지는 매우 대단하다”며 “박 시장의 유치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의지를 피력하자 대통령실에서 공개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인 것도 “부산 엑스포 유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권의 모 인사는 “엑스포 유치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도 모자랄 판에 올림픽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포함한 부산의 현안이 탄력을 받는 것도 박 시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임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들어 가덕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핵심 과제인 신공법 도입이나 조기 개항 문제가 부산시 요구대로 신속하게 흘러가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는 것도 윤 대통령의 물밑 지원 덕분이라는 얘기도 있다.
두 사람의 신뢰는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박 시장의 정무적 능력을 높이 보고 직접 다양한 조언을 구하면서 쌓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윤 대통령이 박 시장의 품성과 능력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