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동 책방골목서 ‘보물찾기 게임’ 열린다면…”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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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
중구 명소 활성화 아이디어 발표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일보DB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일보DB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의 거미줄 같은 골목길을 돌아다니던 청년들이 헌책방에 들어간다. 이 책, 저 책을 훑어보면서 책에 찍힌 QR코드를 스마트폰에 가져다 본다. ‘잃어버린 책을 찾았다’며 기념품 획득을 알리는 메시지가 날아온다. 청년들은 재미를 느껴 다른 책방까지 돌아다니며 보물찾기를 계속한다.”


동아대학교 학생들이 내놓은 부산 중구 관광 활성화 아이디어 중 보수동 책방골목과 관련된 설명이다. 다양한 역사·문화적 자원이 있지만 정작 젊은 세대가 즐길 거리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중구는 MZ세대로부터 젊은 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직접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21일 오후 3시 중구 ‘한성 1918 부산생활문화센터’에서 동아대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의 ‘중구 직영문화시설 5개소 활성화 아이디어 발표회’가 열렸다. 직영문화시설 5개소는 보수동 책방골목, 백산기념관, 금수현의 음악 살롱, 박기종 기념관, 40계단 등이다. 20대 대학생들은 스마트폰 앱 등 IT 기기 활용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보고 즐길 거리가 강화된 체험형 콘텐츠 필요성에 대해선 공통적인 입장이었다.

‘숨어버린 책을 찾아서’라는 이름이 붙은 보수동 책방골목 굿즈 개발 아이디어는 책방마다 특정 QR코드가 새겨진 책을 두고 이를 관광객이 찾아 앱으로 인식하면 게임처럼 굿즈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합친 이색 체험으로 청년층을 공략하겠다는 게 해당 프로젝트 목표다.

철도부설운동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박기종 전시관을 알리기 위해 특화 거리 조성, 편의점과 협업 등의 아이디어도 있었다. 망양로 전시관 부근에 기차모양 판매 부스를 설치하고, 인근 편의점에서 ‘박기종 기차 도시락’를 출시하자는 거다. 이외에도 네이버 웹툰과 협업한 스탬프 투어, 중구 어묵을 본뜬 캐릭터 5종을 이모티콘으로 출시하는 방안 등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한 MZ 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프로젝트를 주관한 동아대 산업디자인학과 김재홍 교수는 “디자인의 힘으로 우리가 사는 지역을 더욱 좋게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다”며 “또래 세대 눈높이에서 탄생한 아이디어가 중구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구청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순차적으로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청년에게 매력적인 중구를 위해서 젊은 시각이 필요했다. 효과가 기대되고, 실현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직영문화시설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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