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생태공원서 포획틀 걸려
구출 과정에 견주도 크게 다쳐

지난 22일 오전 9시 30분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캠핑장 인근 산책로에서 40대 외국인 남성 A 씨가 야생동물 포획틀에 의해 왼손 검지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에서 견주와 공원을 산책하던 반려견이 야생동물을 잡는 포획틀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덫에 걸린 반려견을 구하려던 견주는 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 측은 공원을 관리하는 낙동강관리본부가 제대로 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호소했다.

25일 부산 강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9시 30분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캠핑장 인근 산책로에서 40대 외국인 남성 A 씨가 야생동물 포획틀에 의해 왼손 검지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A 씨는 반려견과 함께 캠핑장 인근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반려견이 풀 속에 설치된 포획틀에 접근하다 다리가 걸리고 말았다. A 씨는 반려견을 구하던 과정에서 덫에 의해 손을 크게 다쳤다. A 씨는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A 씨 측은 공원 측의 소홀한 안전 관리로 사고가 벌어졌다고 토로했다. A 씨는 “현장 직원이 ‘최근에 공원에서 덫과 죽은 동물이 발견되고 있다’고도 이야기했는데, 사고 현장 주변에 주의 표시가 없었을 뿐더러 사무실에서는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며 “어떻게 도심 공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6년전부터 공원을 자주 이용하기 시작해 2017년부터는 안전신문고를 통해 몇몇 안전 문제를 신고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부분도 있어 공원 관리가 제대로 되는건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대저생태공원을 관리하는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 측은 “시설물을 순찰하고 있으나 면적이 워낙 넓은 탓에 한계가 있다”며 “23일 경찰을 통해 사건 발생을 확인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와 주변 CCTV 등을 통해 포획틀을 설치한 사람 등을 찾고 있다. 야생 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무단으로 덫을 설치하는 경우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을 받게 된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