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더 괴로운 안구건조증, ○○○○좋아져야 눈도 좋아진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안구건조증·충혈·황반변성 한방치료]
눈으로 가는 영양분 부족한 게 원인
오장육부 기능 튼튼해야 눈도 건강
환자마다 체질에 맞는 한약·침 처방

한방에서는 안구건조증과 충혈의 원인을 오장육부에서 찾는다. 밝은한의원 김정희 원장이 눈 질환 환자에게 침 치료를 하고 있다. 밝은한의원 제공 한방에서는 안구건조증과 충혈의 원인을 오장육부에서 찾는다. 밝은한의원 김정희 원장이 눈 질환 환자에게 침 치료를 하고 있다. 밝은한의원 제공

공기가 건조해지는 겨울에는 눈 건강이 악화하기 쉽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TV에 많은 시간 노출된 생활환경도 안구를 건조하게 만든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눈 건강이 더욱 나빠지기도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인 ‘인공눈물’을 써 봐도 일시적으로 나아질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안구건조증과 충혈은 왜 생길까

우리 눈을 촉촉한 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은 눈물샘과 기름샘이 담당한다. 눈물샘은 눈물을 만들어내고, 기름샘은 기름 성분을 내보내 눈물이 금방 마르지 않도록 한다. 이 눈물샘과 기름샘의 기능이 약해지면 안구건조증과 충혈이 발생한다. 한방에서는 눈물샘·기름샘의 기능이 떨어진 원인을 오장육부에서 찾는다.

김정희 밝은한의원 원장은 “눈물샘과 기름샘의 기능이 왜 약해졌는지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며 “눈물과 기름의 재료는 모두 오장육부에서 나오므로, 눈으로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오장육부가 튼튼해지면 눈의 기능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우리 몸을 나무에 비유하자면 오장육부는 영양을 만들어내는 뿌리에 해당한다. 눈은 나무의 뿌리로부터 영양을 공급받는 여러 가지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눈이 제대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100이라고 할 때, 오장육부의 기능이 떨어져 눈에 영양분이 60밖에 가지 않거나 100이 가지만 눈이 200을 쓰면 문제가 생긴다. 한방에서는 반드시 오장육부를 치료해야 하는 대표적인 안과 질환으로 안구건조증, 충혈, 황반변성 3가지를 꼽는다. 눈으로 가는 영양분이 떨어지면 눈은 스스로를 보호하려 한다. 그 보호 작용의 첫 번째가 안구건조증이다. 눈을 쉬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아프게 만들어 눈을 감게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가 안구 충혈로, 더 많은 영양을 공급받기 위해 혈관을 더 만들어내고 혈관을 넓힌다. 혈관이 넓어지는 과정에서 실핏줄이 터지기도 한다. 출혈은 미관상 좋지 않지만 눈으로 가는 영양분은 증가한다.


■황반변성에도 똑같은 원리 작용

안구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카메라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망막이 있다. 망막의 한가운데를 황반이라고 하는데, 사물을 보는 시각세포가 집중돼 있어 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반변성이란 황반에 변화가 생겨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시각세포는 한 번 죽으면 다시 살리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하게 된다. 황반변성은 실명의 주원인 중 하나다.

한방에서는 황반변성의 원인과 치료도 오장육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오장육부에서 눈으로 가는 영양이 부족해지면 황반으로 가는 영양도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충혈의 원리와 같이, 황반에 영양 공급이 부족해지면 황반 스스로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내고 넓힌다. 혈관이 커지다가 터지게 되면 밖으로 배출되지 않아 피가 고여 빛이 통과되지 않는다. 그래서 갑자기 앞이 안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혈관에서 물이 새어 나와 황반 주위가 부으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김정희 원장은 “황반변성 환자 대부분이 안구건조증과 충혈 증상을 갖고 있다”며 “황반변성을 막기 위해 우리 눈이 안구건조증과 충혈로 ‘눈을 감고 쉬라’고 먼저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오장육부의 기능이 좋아져서 눈으로 가는 영양분이 증가하면 혈관을 새로 만들거나 넓힐 이유가 없기 때문에 혈관이 터질 확률이 줄어들고 황반에 있는 시각세포가 튼튼해진다.


■체질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게 중요

오장육부의 기능을 좋아지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방에서는 오장육부를 좋게 하는 방법으로 사상의학을 이용해 체질별 치료를 한다. 눈에 필요한 영양분은 한 가지가 아니라 수천 가지인 데다가 사람마다 부족한 영양은 제각기 다르다. 그래서 같은 안구 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환자에 따라 처방과 침법이 달라진다.

김정희 원장은 “황반변성 환자 10명이 오면 10명의 처방이 다 다르다”며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줄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을 알려줘도 완벽하게 가려서 섭취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약을 먹고 침으로 치료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황반에 필요한 영양소가 a, b, c, d 등 4가지라고 할 때, 어떤 사람은 a가 부족하고 나머지는 남아돈다. 이 사람에게는 a만이 약이 된다. d가 부족해 시각세포가 죽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d가 아닌 a를 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체질을 찾아내서 제대로 처방하는 것이 한약이다.

인공눈물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눈이 안구건조증을 일으킨 이유가 눈을 감고 쉬라는 것인데, 인공눈물을 쓰면 아픈 게 사라져서 눈을 쉬게 하지 않는다. 그러면 눈이 공급받는 영양분보다 더 일을 많이 해야 해 결국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김 원장은 “잘 자고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안구 건강과 오장육부 기능 강화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며 “눈이 아프면 눈을 쉬게 하고 술·담배·과로·스트레스 등 오장육부에 좋지 않은 것은 당연히 눈 건강에도 나쁘다”고 조언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