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산업협회 주관 좌담회
해양수산 관련 기관 많은데도
개발도상국 원조 사업 참여 부족
2030 월드엑스포 유치에도 유리

지난 20일 오후 2시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회의장에서 '해양수산 ODA와 부산도시외교 활성화 전략 좌담회'가 열렸다. 한국해양산업협회 제공

부산이 해양수산 분야의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도시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이 지역에 밀집한 해양수산 기관의 인프라를 활용해 차별화된 ODA 사업을 발굴하고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해양산업협회는 지난 20일 오후 2시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한국해양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해양수산 ODA와 부산도시외교 활성화 전략 좌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제기됐다고 25일 밝혔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부산에는 ODA 사업을 진행하는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지사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양수산 분야 국책연구기관인 KMI 등 여러 기관이 있지만, 관련 사업 발굴이 제대로 되지 않고 예산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의한다. 개발도상국 정부나 지역 혹은 국제기구에 제공되는 자금이나 기술협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좌담회에서는 먼저, 해양수산 ODA는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2030년까지 인류의 보편적 문제와 지구 환경 문제, 경제·사회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 최대 공동 목표인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17대 주요 목표에는 ‘해양 자원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 부문'도 포함돼 있다. 조정희 KMI 부원장은 "관련 보고서를 보면 해양수산 분야의 ODA 달성률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라며 "개발도상국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해양수산 분야 ODA에 대한 정부 등의 관심이 적고 관련 사업 발굴도 더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조 부원장은 "ODA 사업을 주도적으로 하는 KOICA에서도 해양수산 분야의 중요성이 다소 낮은 게 사실이다"며 "예산도 다른 분야에 비해 적은 편이고, 해수부도 관련 절차에 대해 활동이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ODA 관련 예산이 적고 관심도 낮다고 지적됐다. 장하용 부산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앙의 ODA 예산은 점점 증가하는 반면, 지자체 ODA 예산은 연평균 15% 정도 줄고 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ODA에 대한 개념 정립이 안돼 있고 역량도 부족한 탓이다. 정부와 지자체 또한 지자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통합적인 연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산만의 차별화된 ODA 사업 등을 발굴해 지자체의 ODA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관심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장하용 연구위원은 "시민들에게 ODA의 역할이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활용하는게 중요하다"며 "정부의 프로그램뿐아니라 부산이 로컬에 특화된 ODA를 통해 어떤 활력을 이끌어내고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을 시민들에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30세계박람회 유치과정에서 해양수산 ODA 사업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태상 부산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오사카가 2025세계박람회를 유치할 수 있던 배경에는 개도국의 엑스포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각종 ODA 사업을 발굴한 것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있다"며 "부산도 이런 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