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가수 제민이, 국내 최초로 ‘고려가요’ 독창회 연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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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해운대문화회관 전석 무료 초대
가시리, 쌍화점 등 8곡 리듬 해석 도전

27일 고려가요만으로 독창회를 여는 정가 가수 제민이. 제민이 제공. 27일 고려가요만으로 독창회를 여는 정가 가수 제민이. 제민이 제공.

“가시리 가시리잇고(나난) 바리고 가시리잇고(나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부른 노래 ‘가시리(일명 귀호곡)’이다. 가시리의 가사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널리 알려졌지만,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시리 악보도 전해오는데 왜 그런 것일까?

부산의 정가(正歌) 가수 제민이는 “악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시리뿐 아니다. 청산별곡, 서경별곡, 만전춘, 이상곡, 상저가, 사모곡, 쌍화점 같은 다른 고려가요도 마찬가지다.

제민이 등 그의 스터디그룹이 고려가요 전곡의 리듬 해석에 도전했다. 제민이는 27일 오후 7시 30분 해운대문화회관 고은홀에서 국내 최초로 고려가요만으로 독창회를 개최한다. 2016년 전통 가곡 독창회를 국악 반주로 연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독창회다.

“고려가요는 지금까지 14곡이 전해옵니다. 고려가요 악보와 1절 가사는 세종실록, 대악후보, 시용향악보, 금합자보 등에 실려 있고, 가사 전체는 악장가사라는 가사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중 8곡을 준비해서 들려줍니다.”

제민이는 부산대학교 국악학과(현 한국음악학과)에서 정가를 전공했다. 정가는 전통 정형시에 선율을 붙여 부르는 가곡, 시조, 가사 같은 국악 성악이다. 국악의 가곡은 홍난파의 가곡 같은 서양 가곡과 명칭만 같을 뿐 음계와 리듬은 전혀 다르다.

국내 활동 중인 정가 가수는 많지 않다. 국악인 하윤주 정도가 대표적이다. 통상 정가 반주는 거문고와 대금 등 국악기를 사용하지만, 이번 독창회는 관객에게 친밀감을 주기 위해 서양악기인 피아노(배성휘)로 반주한다.

“천 년 동안 잠자던 고려가요을 깨우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제민이는 독창회를 계기로 국민 모두가 고려가요를 즐겨 부르기를 희망했다. 주최·기획·연출 제민이. 전석 무료 초대.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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