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강조하던 윤 대통령… 연말 맞아 ‘감성 정치’주력
은사 만남·은퇴 안내견 입양
‘따뜻한 지도자’ 이미지 부각
윤석열 대통령이 연말연시를 맞아 '감성 정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주까지만 하더라도 적폐 청산·3대 개혁(연금·교육·노동) 등 국정과제 추진에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던 모습에서 벗어나 '따뜻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성탄절인 25일 어린 시절 다녔던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의 성탄 예배에 참석해 초등학교 은사들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예배 후 "오늘 여기서 초등학교 때 보이스카우트를 지도해 준 손관식 선생님과 이순길 선생님을 뵙게 되어 정말 꿈만 같다"며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라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또 은퇴 안내견 한 마리를 입양했다.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은퇴 안내견 '새롬이'를 분양받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분양행사에 새롬이를 1년 동안 기르면서 훈련시킨 진민경 씨 가족과 2016년부터 이달까지 6년간 새롬이의 안내견 파트너로 생활한 시각장애인 김한숙 씨 가족을 초청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관저에 강아지 5마리, 고양이 5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이번에 11번째 반려동물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새롬이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제가 받은 선물 중 저에게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을 주는 선물"이라며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가게나 공공장소에서 거부당하는 일이 없도록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올해 1월 안내견 학교를 찾아 "당선되면 봉사를 마친 안내견을 분양받아 보살피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당시의 약속을 지키는 의미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보호종료 후 홀로서기를 앞둔 자립준비청년과 보호아동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했다. '약자 복지' 행보의 일환으로, 김 여사도 오찬에 함께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빨간색 목도리를 걸어주면서 "꿈과 희망을 굳건히 다져가면서 용기를 잃지 않는 여러분을 보니 배우는 게 참 많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자립준비청년 30여 명과 보호아동 50여 명,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위탁부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정과제 점검회의와 지난 21일 비상경제민생회의 등을 잇따라 주재하면서 국정 운영에 매진해왔는데 내년 예산안 처리와 주요 정치 일정이 끝난 만큼 조용히 집권 첫 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