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신용대출 금리, 올해 처음 15%대 치솟아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시장 경색
내년 경기침체 전망도 인상 원인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카드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15%대를 기록했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최근 두달 사이 신용대출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카드·캐피털사 20곳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15.65%로, 한 달 전(14.91%)보다 0.74%포인트(P) 올랐다.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15%대로 오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올해 10월(14.91%)에도 전월 대비 0.52%P 올라 상승 폭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 새 평균 금리 상승 폭은 1.26%P에 달한다. 그간 여전사 신용대출 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실제 여전사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올해 7월(13.96%)까지도 13%대를 유지했다. 기준금리가 0.50%에 머물렀던 작년 8월(13.48%)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올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자금시장 경색 심화로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상품의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것)’에 나섰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신용평점(이하 KCB 기준) 601∼700점 고객의 신용대출 금리를 9월 14.65%에서 11월 18.25%로 불과 두달 새 3.60%P나 올렸다. 701∼800점도 같은 기간 13.26%에서 16.49%로 3%P 이상 인상했다. 캐피털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도 801∼900점 고객의 대출금리를 10월 14.71%에서 11월 16.14%로, 900점 초과 고신용자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12.41%에서 14.60%로 각각 1∼2%P 전후로 올렸다.

특히 내년 경기침체 전망에 따라 대출 부실화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것도 배경 중 하나다. 일부 회사는 신용평점 600점대인 고객을 상대로 법정 한도에 육박하는 금리(19.9%)를 적용하는 등 사실상 일정 신용점수대 밑으로는 대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여전사들이 신용대출 금리를 크게 올리며 이들로부터 주로 돈을 빌려온 중·저신용자나 개인사업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호 기자 rplkim@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