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BNK 내부 파벌” 발언 여진… 불씨 남은 ‘관치 금융’
BNK 회장 레이스 관전 포인트는
지역 금융 관련한 비전 대결 기대
사외이사 수도권 집중도 큰 변수
BNK 회장 1차 후보군 6명은 당초 우려와 달리 내부 출신 인사거나 금융 전문가로 25일 확인됐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내달 중순 최종 후보를 선출할 방침인 가운데 〈부산일보〉가 후보 면면과 3주가량 이어질 회장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평균 연령 62.2세… 70세 이상 없어
1차 후보군에 포함이 확정된 5명의 평균 연령은 62.2세다. 최고령자는 이두호(65) BNK캐피탈 대표이며 최연소는 안감찬(59) 부산은행장이다. 이 밖에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62세,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62세,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은 63세이다.
BNK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와 달리 차기 회장 나이를 제한하는 ‘70세 룰’이 부재한 까닭에 일각에선 서류 제출에 나섰던 일부 고령 후보의 입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이 같은 우려는 해결됐다. 또한 표면상으로는 정치권 낙하산, 모피아(기획재정부 전신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인사도 모두 배제됐다. 서류 접수자 중에는 올 5월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인사와 재무부, 금융감독원 등 관료 출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BNK 출신 4명과 비BNK 출신 2명이 지역 금융 정책과 현안과 관련한 비전 대결이 이뤄질 것이란 희망 섞인 기대도 나온다.
BNK 출신 인사들의 부산·경남은행 근무 경력은 평균 약 38년이다. 이 대표는 1974년 입사해 올해까지 총 근무 기간이 48년에 달하며 1978년 경남은행에 입행한 손 전 은행장이 39년으로 뒤를 이었다. 빈 전 행장과 안 행장은 근속 연수가 33년으로 동일했다. 단순 근무 기간만으로 내부와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외부 출신보다는 안정성과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 경쟁에 앞서나가고 있다는 게 금융권 중론이다.
외부 인사 가운데 합류가 확정된 김 부회장의 경우 BNK금융그룹 출신은 아니지만 고등학교까지 부산에서 나왔으며 초년병 시절에도 지역 근무를 했다. 그는 비BNK 출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제3자의 시각으로 그룹의 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가이드라인 논란 등 남은 변수는
BNK 내부와 지역 금융권은 앞으로 3주 동안 이어질 임추위의 심사 과정에서 감독당국의 입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수장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BNK금융지주 회장 선출건에 대해 개인 견해를 밝힌 까닭이다. 이 원장은 지난 21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임 회장이 물러난 이후에도 특정 대학, 고등학교 등의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에서 갈등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BNK 내부 유력 후보로 꼽히는 부산대 출신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부산상고를 졸업한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당시 이 원장은 해당 발언과 함께 “정부나 금융당국이 어떠한 의사를 전달한 적은 없다”면서 ‘관치 금융’으로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발언을 함께 내놨지만, 지역에서는 파장이 계속됐다.
이 밖에 회장 선임에 결정적인 권한을 가진 임추위 위원들도 변수로 꼽힌다. BNK금융지주 사외 이사 8명 가운데 회장 후보로 나선 안 은행장과 이 대표를 제외한 6명이 임추위원인데, 이들 가운데 이태섭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감사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은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