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학생, 경남 첫 무료 시내버스 탑승할까?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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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년 학생 무료승차 정책 도입
만 18세 이하 4만 6000여 명 대상
예산 확보·시스템 구축 등 난제도

진주시 충무공동의 한 시내버스 정류장. 학생들이 등교를 위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김현우 기자 진주시 충무공동의 한 시내버스 정류장. 학생들이 등교를 위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김현우 기자

경남 진주시가 내년 말부터 학생 시내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를 추진한다. 경남에서는 첫 사례인데, 실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진주시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청소년 시내버스 무료 승차 정책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청소년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침체된 대중교통을 활성화 시킨다는 취지다.

시는 지난 7월 ‘진주시 제4차 지방대중교통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으며, 주요 내용 가운데 청소년 시내버스 요금 할인정책이 포함돼 있다. 내년 4월쯤 용역이 마무리되면 5월부터는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결제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대상은 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하 청소년이다. 내년 기준 4만 6000명 정도인데, 경남에서는 첫 사례다.

청소년은 65세 이상과 달리 선거권이 없기 때문에 선심성 행정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실제 전국적으로 경기도 화성시가 만 23세까지, 충남도가 만 18세까지 시내버스 무료 승차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전북도와 강원도 등에 있는 일부 지자체가 내년 도입 예정이며, 이와 별개로 전남 순천과 여수, 광양 등 몇몇 지자체는 청소년 시내버스 100원 요금제가 운영 중이다.

학생들로 인해 항상 만원인 등굣길 시내버스. 김현우 기자 학생들로 인해 항상 만원인 등굣길 시내버스. 김현우 기자

지역민들도 청소년 시내버스 무료 승차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최근 물가가 너무 올라 부담이 큰데, 아이들 시내버스 요금이라도 줄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시민은 “요즘은 청소년들이 예전만큼 시내버스를 잘 타지 않는다. (요금이) 무료가 되면 시내버스를 좀 더 많이 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청소년 시내버스 무료 승차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첫 번째는 바로 예산이다.

시는 일단 내년에 추경을 통해 14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뒤 시스템 개발과 카드 발급을 하고 12월 한 달 동안 시범 운행에 나설 계획이다.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가는 2024년부터는 예산이 대폭 상승한다.

시내버스 업체 손실보상금으로 해마다 41억 원이 투입되며, 시스템 유지보수비도 2억 원 정도 예상된다.

현재 진주시는 시내버스 총액표준운송원가제로 해마다 300억 원을 쓰고 있는데, 여기에 40억 원 안팎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진주 원도심의 한 버스정류장. 최근 방학을 맞아 학생들의 이동량이 많아졌다. 김현우 기자 진주 원도심의 한 버스정류장. 최근 방학을 맞아 학생들의 이동량이 많아졌다. 김현우 기자

또 다른 관문은 시의회다. 사업을 추진하려면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관련 조례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는 내년 10월쯤 조례 제정에 나설 예정으로, 최근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일단 시의원들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상황이 돌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마지막 과제는 광역환승에 대한 결제 시스템 구축과 유입 학생들의 무료 승차 지원 여부다.

현재 진주시는 인근 사천시와 광역환승할인제를 시행 중이다. 사천에 거주하며 진주지역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데, 이들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할 지 여부를 고민 중이다.

여기에 시는 오는 2024년 광역환승할인특화도시 조성에 나선다. 남부지역 교통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인데, 이에 맞는 통합시스템 개발이 불가피하다.

진주시 관계자는 “청소년 시내버스 무료 승차는 경남에서는 진주시가 가장 먼저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내년 연말 도입 예정이며, 시행 착오를 줄이기 위해 다른 도시 사례를 참고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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