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 백스테이지] '메이드 인 부산' 공연 크리스마스에 통했다!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
3회 전석 매진 행렬… 총 3800여 명 관람
부산유니온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2회 공연 좌석 점유율 97%, 유료 관객 95%
‘메이드 인 부산’ 공연이 통했다!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은 3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부산유니온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2회 공연은 좌석 점유율 97%에다 유료 관객 95%를 차지했다. 콘텐츠 부족에 시달리는 부산 문화 환경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3회 전석 매진 상황은 저희도 놀라웠어요. 재관람자도 많았습니다. 매진이라고 공지했는데도 무작정 오신 분들도 있었어요. 그분들은 현장에서 대기하다 취소 자리를 구매하고 입장했습니다.”
지난 23~2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에 쏟아진 반응이다. 23일 오후 2시 사회복지 기관(시설) 및 관계자 대상 ‘문화나눔 특별 공연’ 관람자 500여 명 외에 23일과 24일 3회에 걸쳐 이뤄진 본 공연에 3300명이 다녀가는 등 총 3800여 명이 이번 공연을 관람했다.
문화나눔 공연 현장에서 만난 ‘만학도’ 이옥자(74·동주대 사회복지학과) 씨는 만학도 동기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이 씨는 “구두쇠 할머니 스크루지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어려웠던 시절이 새삼 떠오르기도 했다”면서 “뒤늦게 대학에 입학해 공부하고, 이런 멋진 공연도 함께 보러 올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감동을 전했다. 이 씨 일행을 인솔한 박희진 교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라는 의미에서 35개의 산타클로스 모자를 준비해 기념 촬영을 하는 등 공연장 분위기를 한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부산시립예술단의 기획 연합 공연은 처음이 아니다. 2005년 창작 가무악극 ‘즐거워라! 무릉도원’을 시작으로 지난해는 ‘크리스마스캐럴’을 초연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동반자 거리 두기(일행은 붙이고 다른 일행은 1칸 띄우기)를 진행할 때였고, 매회 진단키트를 확인하면서 조심 또 조심 공연을 치르느라 관객 숫자를 챙기는 것 자체가 무색했다.
이번 작품 기획·홍보를 맡은 백경옥 부산문화회관 예술단 공연사업팀장은 “김지용 예술감독이나 저도 이렇게 잘나갈지 몰랐어요. 그동안 시립예술단 작품에 가족이 볼만한 연합 공연이 드물었던 점도 있지만, 160명이 넘는 출연진과 무대 규모에 다들 놀랐다는 반응이어서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한편 ‘호두까기 인형’은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23일과 24일 두 차례 공연됐다. 근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무용 공연장의 객석은 무용인이거나 지인 초대로 채워질 때가 많은데 이번에는 달랐다. 부산유니온발레단 김정순 예술감독은 “연말 가족 단위로 볼 수 있는 작품이어서 부산 시민들도 관심을 많이 가진 것 같다”면서도 “유니온발레단의 꾸준한 호두까기 인형 공연과 부산 시민의 문화 수준 향상도 한몫한 것 같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실제 이번 유니온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남성 무용수 3명, 여성 무용수 1명을 제외하고 84명이 부산 무용수였다. 부산유니온발레단은 내년엔 극무용(발레) ‘콩쥐팥쥐’를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부산표 콘텐츠’가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만 머물지 않고, 연중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