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대저대교 기존 노선대로 내년 착공”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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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154억 7000만 원 확보
박 시장 “시기 더 늦출 수 없어”
환경단체 “법 통과하지 못할 것”

부산시가 대저대교 건설을 기존 노선대로 강행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은 부산시 기존 노선과 환경부가 제시한 4가지 대안노선.부산일보DB 부산시가 대저대교 건설을 기존 노선대로 강행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은 부산시 기존 노선과 환경부가 제시한 4가지 대안노선.부산일보DB

부산시가 환경단체의 반발에도 대저대교를 기존 노선안대로 강행키로 했다. 내년에는 첫 삽을 떠 2030년 안에 개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6일 국비 확보 성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내년 예산으로 대저대교 도로 건설과 관련한 국비 154억 7000만 원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내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착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못박았다.

시는 그동안 대저대교 노선을 둘러싸고 시민사회단체, 환경부와 협의를 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시기를 더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기존 노선의 환경훼손 우려에 대해 “철새와 문화재 보호기능을 훼손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시는 행정 절차를 밟아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완공 시점은 2029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저대교는 부산 강서구 식만동~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8.24km 길이의 다리다. 2019년 시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 거짓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환경부도 지난해 6월 기존 노선이 ‘멸종위기종인 큰 고니 서식지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4가지 대안 노선을 권고했다. 하지만 시는 4가지 대안 모두 ‘곡선 도로라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존 안을 고수해 왔다. 시는 이달 초 대저대교 기존 노선안을 담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다시 제출한 상태다.

부산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대안 노선 모두 면밀히 검토해봤으나 도로 안전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았다. 환경 훼손 문제는 생태 습지 조성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환경단체는 기존 안대로 강행할 경우, 환경영향평가법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박중록 공동집행위원장은 “환경영향평가법은 국토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생태적으로 중요한 곳은 훼손하지 않도록 돼 있다. 이 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부산시 계획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부산시는 말로는 ‘그린 스마트 도시’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자연 파괴와 난개발에 앞장서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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