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남’ 누른 서부산 ‘오션 뷰’… ‘다대 도시몰운대’ 올해 부산 실거래 1위
‘괴정 힐스’ ‘동삼 절영’ 뒤이어
상위 10곳 중 8곳이 사하·영도
선호 높은 오션 뷰 열풍 확산 탓
세 부담 적은 '1억 이하' 매매 집중
재건축 시세 차익 노린 투자도
올해 부산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 단지는 사하구 다대동 도시몰운대 그린비치였다. 거래 상위 10곳 중에서 8곳은 사하구와 영도구의 아파트였다. ‘오션 뷰(바다 전망)’ 열풍이 다대포와 영도에까지 이어졌고, 소위 ‘해수남(해운대구, 수영구, 남구)’에 비해 이 지역의 집값 상승이 더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부산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는 사하구 다대동 도시몰운대 그린비치로 총 140건 거래됐다. 이어 사하구 괴정동 힐스테이트사하역(96건), 영도구 동삼동 절영아파트(84건), 사하구 장림동 동원로얄듀크(80건), 사하구 다대동 국제그린(70건)이 뒤를 이었다.
1~5위 중에서 사하구 아파트가 4곳이나 될 정도로 사하구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10위까지 넓혀 보면 남구 용호동 데시앙해링턴플레이스파크시티(60건), 영도구 동삼동 부산오션시티푸르지오(57건), 북구 금곡동 금곡주공 3단지(52건), 사하구 장림동 신세대지큐빌(47건), 사하구 다대동 다대푸른아파트(45건)이었다. 사하구와 영도구에서 거래 건수가 많았는데, 대부분 다대포와 영도 앞바다 조망을 가진 아파트였다.
이는 오션 뷰 선호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지인 문숙향 이사는 “부산에 투자하는 이들은 오션 뷰 선호도가 크다”며 “도시몰운대 그린비치, 절영아파트 등은 다대포와 영도 바다를 볼 수 있어 투자처로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션 뷰 프리미엄은 보통 해운대구, 수영구, 남구의 몫이었다. 주목 받지 않았던 다대포와 영도 바다까지 오션 뷰 프리미엄이 확장돼 투자가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가격적인 이유도 컸다. 해수남은 전통적으로 집값이 비싼 지역이다. 부동산 상승기에도 가격이 빠르게 올라 투자 진입 장벽도 높았다.
반면 거래 건수 1위를 차지한 도시몰운대 그린비치 20평형의 경우 2015년 1월 1억 원 정도였고, 현재도 1억 원 중반대 매물이 많다. 특히 대출 규제가 심해지고 세금 부담이 커지자 공시지가 1억 원 이하의 아파트에 매수세가 집중되기도 했는데 도시몰운대 그린비치 아파트가 여기에 부합했다. 사하구 부동산 관계자는 “예전엔 거래가 많아야 1년에 10건 정도였는데, 지난해 말부터 문의는 물론 매매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도시몰운대와 영도 절영아파트는 각각 26년, 27년 된 아파트다. 총 세대 수가 도시몰운대 2960세대, 절영아파트 1340세대로 규모도 크다. 부동산지인 문숙향 대표는 “오션 뷰라는 프리미엄을 가진 단지가 재건축될 때 가격 상승이 클 것을 기대하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저렴할 때 미리 투자하자는 심리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힐스테이트사하, 데시앙해링턴플레이스파크시티 등도 부산에서 매매가 많은 단지로 이름을 올렸다. 두 단지는 올해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다. 주택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소유자들이 주택을 보유하는 것보다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매물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