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시청 스타일 드라마 편성 공식도 바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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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보기’ 콘텐츠 소비 방식 변화
주3회 편성, 4부작·12부작 등장

배우 송중기 주연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컷. JTBC 배우 송중기 주연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컷. JTBC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달라지면서 TV 드라마에 적용되던 편성과 분량 ‘공식’이 깨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부상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청 방식이 전체 콘텐츠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26일 방송가에 따르면 각 방송사는 ‘몰아보기’ 등 달라진 시청 행태에 적응하고 있다. 방송 요일과 시간, 편성 회차 등을 다양하게 시도하며 달라진 시청자 입맛에 맞추기 위해 고심하는 중이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이런 시청 트렌드와 방송사의 시도를 엿볼 수 있다. 이 드라마는 보통 금·토 혹은 토·일 등 기존에 이뤄지던 주 2회 대신 금·토·일의 일주일에 3회 편성을 택했다.

JTBC가 이런 편성을 감행한 건 몰입감과 속도감이 중요한 장르물의 경우 전 회차를 몰아보는 시청 방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시청자 반응도 좋았다. 이 드라마를 연출한 정대윤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엔 주 3회 편성이 무리인가 싶었지만, 요즘 웬만한 드라마가 OTT 공개 시 전 회차 한꺼번에 공개되는 걸 생각했다”며 “시청자들이 원하는 트렌드라고 봤다”고 말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틸 컷.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틸 컷. tvN

방송사가 편성에 변화를 준 건 처음이 아니다. 호흡을 길게 끌고 가야 하거나 제작 환경 개선을 꾀한 작품의 경우에는 주 2회 편성 틀을 깨고 ‘주 1회’ 공개를 결정하기도 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 1·2 모두 일주일에 한 번 시청자를 만났다. 올 9월 종영한 TV조선 ‘마녀는 살아있다’도 총 12부작 가운데 1~6회는 주 2회, 7회부터 12회까지는 주 1회로 내보냈다.

드라마 분량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미니시리즈는 대부분 16부작으로 기획됐지만, 최근에는 12부작으로 만들어지는 추세다. 단막극보다 조금 긴 4부작 드라마도 등장했다. 올해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사내맞선’과 tvN ‘작은 아씨들’, KBS ‘진검승부’ 등은 모두 12부작으로 전파를 탔다.

드라마 ‘팬레터를 보내주세요’ 스틸 컷. MBC 드라마 ‘팬레터를 보내주세요’ 스틸 컷. MBC

MBC는 지난해 진행한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 두 편을 모두 4부작으로 제작했다. 8월 종영한 ‘멧돼지 사냥’과 18일 첫선을 보인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다.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를 연출한 정상희 PD는 “16부작으로 길게 늘이기보다는 4부작으로 완성도 있게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방송국 편성 관계자는 “제작 환경이 변하고 드라마 소재가 다양해져 다양한 편성 전략을 짜고 있다”며 “시청자들이 OTT 드라마에 익숙해져 짧은 호흡의 콘텐츠를 선호하고 있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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