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혈세 눈먼 돈 인식 안 돼”… 시민단체 보조금 재정비 지시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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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이권 카르텔'에 사용되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 강조
오늘 실태 전수 조사 결과 발표
문 정부, 매년 1조 원 지급해 와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노동조합에 이어 시민단체 회계의 불투명성을 거론하며 국고보조금 지원 체계의 전면 재정비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귀족 노조 등 노조 부패를 더이상 방치하지 않고 노조 회계성 투명성 확보를 위해 기업 공시제도와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세금인 국가보조금을 지원하는 민간단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간 민간단체에 대한 국가 보조금이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정부 관리는 미흡했고 그간 회계 사용처를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공적 목표가 아닌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 보조금을 취하는 행태가 있다면 이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혈세가 그들만의 이권 카르텔에 쓰여진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재정은 투명하고 원칙있게 쓰여야 한다. 혈세를 쓰는 것에 성역은 있을 수 없다. 현재의 국가보조금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 세금이 제대로 투명하게 쓰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부처는 공익 목적인 보조금 사업의 회계 부정, 목적 외 사용 등 불법적인 집행이나 낭비 요소가 있는지 그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하길 바란다"며 "방만하고 낭비성 사업이 있다면 과감하게 정비하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향후 각 부처는 소관 시민단체에 대한 보조금 사업의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노조 회계에 대해선 "노조 부패를 막는 확실한 길은 회계 투명성 강화"라며 전날 밝힌 노조 회계 공시 제도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2023년은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폐단을 정상화하고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3대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노조 부패와 민간단체의 국가보조금 유용 등을 '폐단'으로 규정한 셈이다.

윤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대통령실은 이르면 28일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이뤄진 국가보조금 지원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국고보조금을 불투명하게 처리하면서 친 정권 활동을 벌인 것으로 비판받은 시민단체 등의 보조금 집행 내역 전반에 대한 감사를 벌여 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전 부처에서 시민단체, 재단, 기념사업회 등 비영리단체에 지급된 국가보조금은 매년 1조 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보조금 부정 취득과 회계 부정 등의 사례가 다수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국고보조금 교부 보조사업 수는 2017년 19만 9743건에서 2021년 25만 7095건으로 5만 7352건(28.7%) 증가했는데, 이중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국고보조금은 235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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