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민주당 대거 반대표 던진 듯
여야 의원 271명 무기명 투표…찬성 101명, 반대 161명, 기권 9명
한동훈 장관 체포동의 요청, 이례적 증거까지 나열
국민의힘 "이재명 방탄 예행연습" 질타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방탄 국회'를 지적하며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본회의에서 노 의원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271명 중 찬성 101명, 반대 161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표결 결과를 보면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된다. 정의당은 6명 전원이 찬성 표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 의원은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21대 국회의원 선거비용 등의 명목으로 사업가 박 모 씨 측에서 총 6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알선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 씨가 노 의원에게 돈을 전달하면서 물류단지 개발사업의 신속한 국토교통부 실수요검증 절차 진행, 태양광 사업 지원, 지방국세청장 및 한국동서발전 주식회사 임원 인사 관련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노 의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역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있어 이날 국회 본회의 표결 절차를 밟았다.
체포동의안 부결을 두고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거대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은 불체포 특권 뒤에 노 의원을 겹겹이 감싸준 셈이다. 예상했던 결과임에도 대한민국 정치 역사를 다시금 과거로 회귀시킨 민주당의 무책임한 행태가 참담하다"며 "결국 국회가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를 더는 피해 가지 못했다. 혹여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게 다가올지 모를 그날을 위해 부결 예행연습이라도 한 모양이다. 민심이 두렵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은 이재명 방탄의 예행 연습으로 볼 수밖에 없다. 노 의원이 억울하다면 오늘 당당하게 체포동의안 가결을 호소하며 법원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소명하는 것이 최선이었다"며 "불체포특권 남용으로 국민의 정치 불신을 키우는 민주당의 행태에 개탄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날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본회의에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사안에 대해서는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파일이 있다"며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는 목소리,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밖에도 '귀하게 쓸게요, 고맙습니다, 공감 정치로 보답하렵니다'라는 노 의원의 문자도 있고, '저번에 도와주셔서 잘 저걸 했는데 또 도와주느냐'는 노 의원의 목소리가 녹음된 통화 녹음파일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노 의원의 문자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이 적힌 노 의원의 자필 메모와 보좌진의 업무 수첩도 있으며, 공공기관에 국정의정시스템을 이용해 청탁 내용을 질의하고 회신하는 내역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수사 중 나온 증거들까지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가결을 촉구했지만, 체포동의안은 결국 부결됐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