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기업 체감경기, 2년 만에 최악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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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전 산업 BSI, 74 기록
2020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
수출 수요 감소·내수시장 ‘꽁꽁’

우리나라 기업의 체감경기가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수출 수요 감소에 내수시장까지 얼어붙은 영향이다. 특히 한국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맡아온 전자통신(반도체 등) 업종마저 업황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74로, 11월(75)보다 1포인트(P) 떨어졌다. 이는 2020년 10월(74)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달 조사는 이달 13~20일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이 중 2766개 기업(제조업 1639개·비제조업 1137개)이 답했다.

업황 BSI는 지난 9월(78) 3P 떨어진 뒤 4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71)가 3P 떨어졌고,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업황 BSI(76)에는 변화가 없었다. 특히 제조업 업황 BSI는 코로나19 확산이 극심했던 2020년 9월(68)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27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이다.

제조업 세부 업종 가운데 특히 글로벌 반도체·화학제품 수요 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6P), 화학물질·제품(-11P) 등의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악화 등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으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재고 증가→가격 하락→수익성 악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기타 기계장비(-7P)도 건설·철강 등 전방산업의 업황 악화 탓에 부진했다. 국내 건설업계는 최근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분양 경기 침체와 더불어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우려가 겹치며 줄도산 공포에 떨고 있는 중이다.

제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 5P, 2P 하락했고 수출기업(-1P)보다 내수기업(-5P)의 체감 경기가 더 크게 나빠졌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주택경기 둔화,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건설업(-6P), 부동산업(-6P), 도소매업(-2P)의 업황 BSI가 떨어졌다.

새해에는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이달 발표한 ‘매출액 600대 기업의 BSI 조사 결과’에서 내년 1월 BSI 전망치는 88.5를 기록했다. 제조업 전망 부진이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재고 증가에서 기인한다며 재고 증가가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져 생산·투자·고용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의 내년 1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 지수(70)도 한 달 새 4P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68)에서 1P, 비제조업(72)에서 5P 낮아졌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정부는 세 부담 완화, 자금시장 안정으로 기업의 유동성 압박을 완화하는 한편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민간 경제에 활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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