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서면’ 출퇴근 때 버스 시속 3.6km 빨라졌다
부산시 BRT 모니터링 결과
다른 구간도 통행 대체로 빨라져
횡단보도 배 늘고 정시성 확보
승용차로 교통 흐름 개선은 과제
6년 만에 부산의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전 구간이 완성됐다. 부산시의 모니터링 결과 버스와 일반 차량의 운행은 대부분 개선됐는데, 일부 구간에서는 일반 차량의 감속이 관측됐다.
28일 시의 BRT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BRT 시행 이후 러시아워 시간대인 오후 6시~7시 버스 통행 속도는 대체로 개선됐다. 일반 차량의 경우 일부 구간에서는 통행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래~해운대 구간에서는 버스 통행 속도가 양방향 평균 2.7km/h 빨라졌다. 동래~서면 구간에서는 3.6km/h 빨라졌고, 서면~충무 구간에서는 2.2km/h 개선됐다.
일반 차량의 경우 대부분 구간에서 통행 속도가 미미하게나마 나아졌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속도가 줄었다. 서면~동래~해운대 구간에서는 양방향 평균 통행 속도가 0.5~1.5km/h 빨라졌다. 그러나 서면~충무 구간에서는 양방향 평균 1.5km/h 느려졌다. 특히 충무동 방면 도로에서는 통행 속도가 3.9km/h 느려졌다.
횡단보도 수는 크게 늘었다. 시에 따르면 시행 전 BRT 구간의 횡단보도는 총 84개였으나, 시행 후 160개로 배 가까이 늘었다.
BRT 구간에서 버스 통행 속도가 일정해진 덕분에 정시성은 높아졌다. 부산연구원이 지난해 2월 발간한 ‘BRT 구축에 따른 서면지역 대중교통중심 지구 형성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 광무교 사이 구간의 버스 통행 속도는 BRT 시행 후 전체 시간대에 걸쳐 20~25km/h 속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BRT 설치 전에는 시간대별로 속도 등락 폭이 컸던 것과 비교하면 버스 통행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돼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반면 BRT가 도로 중간에서 끊기는 경우에는 차선 변경에 따라 엇갈림이 발생해 통행 속도가 감소했다.
승용차로에서 교통 흐름을 개선해 달라는 요구는 BRT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올 9월 시가 실시한 BRT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일반 차량 흐름 개선’이 84.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BRT 설치 이후에도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이 40%대에 머물러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 확대도 주요 해결 과제다. 시는 지난해 ‘대중교통 비전 2030’을 제시하며 2030년까지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을 60% 끌어올리겠다고 제시했다. 시에 따르면 BRT가 처음 등장한 2016년 43.6%이던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은 지난해 40.8%를 기록했다. 버스 수송 분담률은 2016년 25.6%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 23.5%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23.4%였다.
전문가는 향후 다른 대중교통과 연계성 등을 개선하면 BRT의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연구원 이원규 선임연구위원은 “횡단보도 증가, 좌회전 차로 확충 등 때문에 전체적인 속도 개선이 미미한 측면도 있다”며 “현 상황은 보행자 중심 교통 체계로 재편하는 과정이라고 볼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까지는 시의 모니터링이 구간별 효과에 초점을 뒀으나, 내년 BRT 종합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지하철과의 환승 연계, 노선 효율화 등이 이뤄지면 BRT 효과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이라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