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체제’ 닻 올린 부산 민주당… 최대 10만 명 시민 의견 듣는다
8석 목표 ‘2024년 선거전략 용역’
지역 특색·유권자 성향 종합 분석
선거구별로 ‘맞춤형 공약’ 마련
새해엔 골목골목 뚜벅이 전략도
최근 연이은 선거 패배로 깊은 침체에 빠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2024년 총선을 1년 5개월 앞둔 이달 초부터 일찌감치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시당 측은 역대 선거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객관적 전략을 수립하고 최대 10만 명의 부산 시민을 만나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공약을 마련한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달 초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선거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2024년 총선 맞춤형 선거 전략 연구 용역’을 시작하면서 사실상 2024년 총선 체제로 돌입했다고 29일 밝혔다. 시당이 2024년 총선에서 목표로 하는 의석수는 부산에서 총 8석이다. 시당이 벌써부터 총선 제제에 돌입한 배경에는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올해 3월 대선, 6월 지방선거 등 3차례 선거에서의 잇따른 패배를 이겨내고 내후년 총선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시당이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 실시 중인 ‘2024년 총선 맞춤형 선거 전략 연구 용역’은 부산지역 18개 선거구의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선거구별 맞춤형 총선 전략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둔다. 과학적 분석 기법을 선거 전략에 접목한다는 점에서 기존 전략과 차별화해 보다 효율적이면서 실효성 있는 선거 운동을 펼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 연구는 선거구별 정당과 후보 지지율, 유권자 특성과 성향, 공약 유형, 지역 특색 등 역대 선거에서 드러난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선거구별로 유효한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시당은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선거구별로 ‘선택’과 ‘집중’을 추진한다. 민주당 지지자와 중도층이 밀집한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반면 민주당 지지율이 낮거나 다른 당의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오피니언 리더를 중심으로 정당 인지도를 높이는 타깃형 선거 방식을 도입한다. 또 노인 인구, 경제활동인구, 경제 규모, 지형, 현안 등 지역별 특성을 다각도로 분석해 각 선거구에 맞는 맞춤형 공약을 개발하고 유권자별 공략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내년 초부터 골목골목에서 발품을 팔며 지역 민심을 듣는 ‘뚜벅이’ 전략도 함께 실시한다. 시당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부산 시민 10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개시한다. 시당의 싱크탱크인 오륙도연구소와 시당 지역위원회는 전통시장 등 해당 선거구 내에서 지역 현안,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내용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다. 또 주요 거점에 ‘골목 당사’를 마련해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의견을 수렴한다. 이 설문 조사와 골목 당사는 밑바닥 민심에 적극 귀를 기울여 지지층의 충성도를 공고히 하고 새로운 지지층을 만들기 위한 차원이라고 시당 측은 설명했다.
민주당의 뚜벅이 전략은 다른 지역보다 민주당 지지도가 낮은 부산에서도 이미 검증된 방식으로 알려진다. 2020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 바람이 불 때에도 박재호(부산 남구을), 전재수(북강서갑), 최인호(사하갑) 등 지역에 오랫동안 밀착해 골목 사정을 잘 아는 민주당 의원들은 생존했다. 특히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국힘에서는 대통령실, 법조인 등 지역을 잘 모르는 낙하산 인사가 대거 부산에서 공천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돌면서, 시당은 이들 낙하산 인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지역 중심의 뚜벅이 전략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최형욱 수석대변인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주먹구구식 선거 운동을 펼치는 대신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체계적이면서 객관적 선거 전략을 수립해 내후년 총선을 준비 중이다”며 “선거구별 맞춤형 선거 운동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민주당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