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 연임 가능성에 최대 주주 국민연금, 반대 시사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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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대표 단독 후보로 추천
국민연금 “경선 기본 원칙 위배”

KT 이사회가 구현모(사진) 대표이사(CEO)를 차기 대표 후보로 최종 결정해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자마자,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기류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이에 그의 연임을 예단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29일 나온다. KT 주주는 현재 국민연금(지분율 10.35%)을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7.79%), 신한은행(5.58%) 등으로 구성돼 있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 재임 기간 KT의 외형적 성과와 디지털 플랫폼·콘텐츠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한 점을 평가했으며 그를 차기 대표 단독 후보로 추천(28일)했다. 다른 후보들과 경선을 치르고 싶다는 구 대표 의지에 따라 이미 연임 적격 판정을 내린 이사회가 추가 심사를 진행한 끝에 나온 결정이어서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KT 이사회의 구 대표 추천 발표 3시간 만인 28일 오후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에서 반대 의사가 곧바로 나왔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보도자료를 내어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며 내년 3월로 예상되는 주주총회에서 연임 반대표를 던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표면적으로는 이사회가 추가 심사 절차를 공개하지 않은 점을 국민연금이 지적했는데, 일부에선 정권 차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정치권과 업계에선 KT 이사회에 일부 전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포진한 것을 두고, 현 정부에서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KT 차기 대표 선출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분위기를 물어보며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없지 않다”며 사실상 정권 핵심에서 KT 차기 대표 선출 과정에 대해 주목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한편 구 대표는 이날(29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제1회 양자기술 최고위 전략대화’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 얘기는 어제저녁에 늦게 나와서 좀 더 무슨 내용인지 파악해보겠다”며 “기본적으로는 경쟁하겠다는 게 제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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