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냐 외부냐… BNK 차기 회장 ‘2차 후보군’ 2주 후 압축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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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입김 작용 관료 출신들
임추위 서류 심사 통해 걸러 내
전·현직 ‘BNK맨’ 4명 유력 관측
금감원장 ‘파벌 갈등’ 발언 후
외부 후보 2명 낙점 가능성도
노조 ‘낙하산 반대’ 결의대회

29일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 로비에서 전국 금융산업 노동조합 부산은행지부 조합원들이 ‘BNK 금융그룹 낙하산 반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9일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 로비에서 전국 금융산업 노동조합 부산은행지부 조합원들이 ‘BNK 금융그룹 낙하산 반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BNK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2차 후보군 선정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내달 12일 6명의 1차 후보를 대상으로 15분 프레젠테이션(PT) 심사와 면접을 진행한 뒤 3명 안팎으로 추가 압축할 계획이다. 부산, 울산, 경남의 대표 지역 금고인 BNK금융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후보 면면에 대한 관심은 물론 향배에 관심이 집중된다.


■가능성 커지는 내부 인사 선임

당초 BNK금융그룹 내부와 지역 시민단체 등에서 강한 우려를 표시해 온 것과는 달리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관료 출신 인사들이 지난 22일 임추위 서류 심사에서 걸러져 전·현직 ‘BNK맨’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BNK 출신 후보는 빈대인(62)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62) 전 경남은행장, 안감찬(59) 부산은행장, 이두호(65) BNK캐피탈 대표 등 총 4명이다.

이들 모두 개인 특성이 뚜렷한 인사로 꼽힌다. 최연장자인 이 대표는 강한 추진력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다만 다소 독단적이라는 이야기도 동시에 나와 동전의 양면 같은 ‘이두호 리더십’에 일부는 의문을 제기한다.

빈 전 은행장은 ‘디테일’에 강점을 보인다. 부산은행장 시절 디지털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며 지역 금융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다만 빈 전 행장이 밀어붙인 모바일 기반 결제 시스템 ‘썸패스’ 등이 실패로 돌아간 탓에 비즈니스 역량에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손 전 은행장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가이드라인’ 논란에서 자유로운 인물이다. 이 원장은 앞서 BNK 내부에 부산상고와 부산대 출신 갈등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손 전 은행장은 경남 마산용마고(옛 마산상고), 경남대 경영학 전공이다. 하지만 손 전 은행장은 2017년 BNK금융지주 회장에 한 차례 도전했다 떨어진 이력이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6명의 1차 후보 가운데 가장 젊은 안감찬(59) 부산은행장은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특히 현직 부산은행장으로 업무 연장성 측면에서 가장 강점을 가진 인사다. 하지만 안 은행장은 김지완 체제에서 중용된 인물이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여권의 입김에 가장 취약하다.

■‘파벌 갈등’…외부 인사 가능성도

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 발언’으로 외부 출신 낙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주시하는 이 원장은 지난 21일 기자들을 만나 BNK금융그룹 회장 승계 작업에 대해 “전임 회장이 물러난 이후에도 특정 대학, 고등학교 등의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에서 갈등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BNK 출신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했다.

여기에다 “일절 개입은 없다”고 강조하는 여권에서 여전히 김지완 체제에서 함께 일한 이두호, 빈대인, 안감찬 등 인사들에 대한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외부 후보 2명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위성호(64) 전 신한은행장은 BNK와의 연결고리가 전혀 없어 파벌 논란 등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그는 신한카드 대표 재직 당시 벌어진 채용 비리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외부 출신 후보인 김윤모(66)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은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당초 지역 금융권에서는 김 부회장의 서류 심사 통과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가진 까닭이다. 그런데 1차 후보군에 포함되자 지역에선 그 배경에 관심을 쏟는다. 다만 그는 자본시장 전문가라는 주장에 비해 은행업 경력과 대형 조직 경험이 부족하다.

BNK부산은행 노조는 29일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 1층 로비에서 BNK금융그룹 낙하산 반대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두 사람 거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권희원 노조위원장은 “BNK금융지주 회장은 160조 원의 자산과 8000명에 가까운 임직원을 책임지는 무거운 자리”라며 “능력과 자질을 검증할 뚜렷한 성과 자체가 부족한 후보에게 도박하듯 모험을 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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