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높낮이 있는 부산은 영화 찍기 좋은 도시”
새로 뜨는 로케이션 명소
수영만 요트경기장·옛 동부산대 급부상
기장 공수항·동암항도 새 촬영지 각광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촬영지로서 부산의 매력을 ‘공존’으로 봤다. 산과 바다, 도시와 구도심 등 여러 분위기와 색채를 두루 담을 수 있어서다. 영화 ‘헤어질 결심’을 부산에서 찍은 박찬욱 감독도 “부산은 높낮이가 있는 도시”라며 “영화를 촬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 콘텐츠가 급격히 늘어나 부산 로케이션 장소는 다양해졌다. 부산영상위원회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과 광안대교, 영화의 전당 등이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 대한 수요가 늘고 선호 촬영지도 추가됐다. 지난해 가장 많이 촬영된 로케이션 장소는 △수영만 요트경기장 △옛 동부산대 △아홉산숲·영화의전당·이기대 공원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순이었다.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등 신시가지 촬영을 선호하던 예전과 다소 차이가 있다.
영화 ‘영화의 거리’에서 조명한 용소 웰빙공원과 남치이 인문학 거리는 요즘 주목받는 로케이션 장소 중 하나다. 영도구 아미르 공원, 기장군 오랑대공원, 북항 친수공원 등도 부산의 자연을 담기에 적합한 촬영지다. 석양이 아름다운 다대포 근처 아미산 전망대와 절경을 볼 수 있는 금정산 케이블카도 빼놓을 수 없다. 산복도로, 영도 흰여울마을 등에서도 부산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다.
부산의 푸른 ‘바다’와 한적한 ‘포구’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장림포구와 강서구 신전항, 기장군 공수항과 동암항 등은 새로운 촬영지로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공수항과 동암항, 오랑대공원으로 이어지는 긴 산책로는 기장군의 시원한 분위기를 한곳에서 느낄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 ‘보안관’ 촬영지인 기장 대변항에서도 청량하고 맑은 바다와 하늘을 담을 수 있다.
부산의 어제와 오늘을 느낄 수 있는 수영구 민락항도 선호하는 촬영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 새로 지어진 복합문화공간 ‘밀락더마켓’은 민락항 주변의 이색적인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린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