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밝아도 경제는 어둡다
지난해보다 더 암울 예상
올해 GDP 성장률 1%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은 1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재부는 1.6%, 한은은 1.7%,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로 제시했다.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했을 때는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0.8%),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등 대형위기를 맞았을 때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먼저 가장 큰 걱정거리는 부진한 수출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수출이 괜찮았으나 하반기들어 상승률이 떨어지더니 △10월 -5.7% △11월 -14.0% △12월 -9.5% 등으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올해 수출은 전년보다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이후 살아나는 듯했던 소비는 지난해 11월 기준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 앞으로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으로 가계와 개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어 소비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고용분야는 기저효과로 둔화가 불가피할뿐만 아니라 경기침체로 기업들마다 채용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는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을 10만 명, 한은과 KDI는 각각 9만 명, 8만 명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80만 명 안팎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물가 역시 5%대 고물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급랭도 적지 않은 충격이다. 유례없이 짧은 시간에 주택가격이 급속히 하락하는데다 거래마저 실종됐다. 이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이사를 제때 가지 못하거나 전세보증금 분쟁, 아파트 입주 지연 등의 불안한 상황이 닥치고 있다. 비단 ‘영끌족’뿐만 아니라 빚내서 주택을 산 사람들은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도 이자부담은 크게 불어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취약계층 돕기와 불안정한 거시경제 여건에 대비한 금융시장 안정 확립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