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부산의 나눔 열기 새해에도 쭉~ 이어지길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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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녕 독자여론부장

‘팬덤기부’ ‘고액기부’ 지역서 활기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대표사례
부산의 작년 나눔 열기 전국 최고
지인들끼리 선한 영향력 주고받아
자신의 역할 찾아 나눔 문화 확산
선한행동 적극 알려 동참유도 중요

최근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으로 선행을 베푸는 ‘팬덤 기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팬덤 기부는 단순히 스타를 지지하는 팬 활동을 넘어 나눔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려는 행동으로 나눔 문화를 새롭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으로 가수 임영웅의 팬카페 ‘영웅시대 위드 히어로’의 부산 남구·수영구·해운대구 모임인 ‘부산남수해’와 ‘부산금정산’은 각각 3년간 1000만 원 이상 기부를 약정하며 사랑의열매 ‘나눔리더스클럽’에 가입해 있다. 부산 영도가 고향인 강다니엘의 팬클럽인 ‘다니티’와 ‘like cat’, ‘팀어벤저스’ 등은 매년 영도 관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 난방비, 코로나 관련 방역물품 등을 기탁하고 있다. 가수 김호중의 팬클럽 ‘아리스’ 역시 유독 어려웠던 유년시절을 겪은 김호중을 응원하며 그의 생일마다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팬덤 기부’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하니 반갑다.


사랑의열매와 적십자사, 초록우산 등 각 모금기관에는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이 형성돼 있다. 단순히 금전적 여유만 있다고 해서 이러한 고액기부자 클럽에 가입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고액기부자들은 기부금 납부 뿐 아니라 매년 아동시설을 방문해 직업·직장 멘토링 사업과 시설 개보수, 연탄나눔 봉사 활동 등에도 적극적이라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고액기부자의 봉사활동 역시 참여숫자가 더욱 많아지고 그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하니 고마울 따름이다.

지난해 사랑의열매 고액기부자 클럽 가입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았던 도시가 부산이다. 그 증가폭 역시 부산이 최고였다. 기업이 3년간 1억 원 이상 기부하는 나눔명문기업 또한 부산의 누적 가입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더하여 지난해 적십자 월후원 회원의 증가율 역시 부산이 가장 높다. 부산이 내세울 수 있는 어떠한 기록보다 값진 것으로 자부할 만하다. 한 번 불이 붙으면 화끈하게 결과를 만들어내는 부산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의리’를 좋아하는 부산에서는 그 나눔의 모습도 ‘의리’가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인재양성 사업인 ‘아이리더’에 참여해 5명을 후원하는 (주)아이에스 김인석 대표의 선행에 영향 받은 (주)나우이엔티 손상호 대표, 홍원국제물류(주) 이웅석 대표, (주)비엔애드 김오성 대표는 나눔을 위해 김인석 대표와 ‘F4’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각각 1명의 아이리더를 더 지원하고 고액기부자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김인석 대표의 생일을 맞아 부산지역 저소득가정 아동들에게 특별제작한 마스크 1만 장을 기부하기로 하자 이 소식을 들은 김 대표가 1만 장을 보태 총 2만 장의 마스크를 기부했다. 이밖에도 자신의 사업분야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인성하이텍 이인웅 대표도 이들의 나눔에 합류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선한 영향력 확대의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10월 (주)디에이알 황성준 대표, (주)바른약품 배용우 대표, (주)다현메디칼 박기종 대표, (주)노벨 박용찬 대표, 포워드컴퍼니 강민철 대표 등은 모임을 가지다가 뭔가 좋은 일을 해보자는 결의를 하고 한 날 한 시에 초록우산을 통해 부산지역 내 보호아동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 역시 부산지역 기업인들 사이에 확산되는 나눔문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 부산지사에 매월 기부금을 내면서 140회에 이르는 헌혈봉사까지 하고 있는 수월물류(주) 서영호 대표, 매년 100만 원씩 기부해서 10년에 1000만 원의 기부 목표를 세운 원불교적십자봉사회 박정수봉사원, 1004명의 적십자후원회원 추천을 목표로 현재 837명의 후원회원을 추천한 연산9동적십자봉사회 서영희 봉사원 등도 부산의 나눔문화 확산의 주역이다.

이밖에도 묵묵히 선한 일을 실천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의 힘으로 우리 사회가 버텨가고 있다. 기부와 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려 선한 행동에 타인이 동참하게 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선한 행동을 알려 이들을 칭찬하고 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바로 언론의 임무일 것이다. 새해 본연의 임무를 더욱 열심히 할 것을 다짐해본다.

이달 말까지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는 ‘사랑의온도탑’이 서 있다. 107억 원을 목표로 해서 목표액의 1%인 1억 700만 원이 모일 때마다 나눔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 지난해 마지막 날까지 77억 6000만 원이 모금돼 72.6도를 달성 중이다.

2023년 새해에는 우리 사회의 선한 이들이 더욱 주목받고 사랑받아 그 선한 영향력이 더 적극적으로 전파되길 바란다.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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