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경제 모두 풀리길” 부울경 곳곳 3년 만에 ‘해맞이’
해운대에서 ‘2023 해맞이 축제’
팬데믹 이후 첫 개최 5만 명 몰려
새해 분위기 만끽… 건강 등 기원
안전 조치 강화해 사고 없이 마쳐
“새해엔 경기가 나아지고 근심 걱정 없는 한 해가 되기를….”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경남 양산 천성산 등 부울경 곳곳에서 다채로운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해맞이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토끼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일출을 바라보며 새해 소망이 이뤄지길 염원했다.
1일 오전 6시 30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 ‘2023년 해맞이 축제’. 해운대구가 주관한 이번 해맞이 행사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이후 중단됐다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해맞이 기념 공연, 보이는 라디오, 해맞이 감상 등의 순서로 진행돼 약 5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해운대구는 해수욕장에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송정해수욕장, 청사포, 장산의 일출 장면을 생중계했다.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에는 모처럼 열린 해맞이 행사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일출 예정 시각은 오전 7시 32분이었지만 해수욕장 백사장은 오전 6시부터 일출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체감온도가 영하를 기록한 추운 날씨였지만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토끼의 해를 맞아 해운대구가 해수욕장에 설치한 토끼 조형물 앞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시민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기도 했다.
일출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일제히 휴대전화 카메라를 꺼내 일출 장면을 촬영했다. 맑은 날씨 덕분에 붉은 태양이 선명하게 떠오르자 시민들은 가족의 건강이나 취업, 연애 등 다양한 새해 소망을 빌었다. 일부 시민은 바다를 향해 ‘파이팅’이라고 소리쳤다.
경남 김해에서 해운대를 찾았다는 이광현(42) 씨는 “아이는 집에서 자고 싶어 했지만 일출을 보여 주고 싶어 아이를 달래 함께 방문했다”면서 “가족들이 올 한 해도 큰 사고 없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부산 수영구에 사는 김두환(71) 씨는 “지금은 다행히 아픈 곳이 없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를 포함해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고, 경제 상황이 좀 나아져서 모두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희망사항을 밝혔다.
오랜만에 열린 해맞이 행사에 많은 시민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았지만 이날 행사는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진행됐다. 해운대구청은 행사 진행에 앞서 전문 의료진과 300여 명의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경찰, 소방도 백사장에 혼잡안전관리 차량과 구급 차량을 투입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한 모습이었다.
양산시도 1일 유라시아 대륙에서 제일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천성산에서 해맞이 행사를 가졌다. 양산시는 이날 오전 6시 50분 천성산 정상에서 ‘시민 안녕 기원제’를 시작으로 약 1시간 동안 해맞이 행사를 진행했다.
천성산 정상을 찾은 500여 명의 시민은 오전 7시 31분 13초 구름을 뚫고 서서히 해가 모습을 드러내자, ‘와’ 하는 함성과 함께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과 안녕’을 빌었다. 이날 천성산 일출은 구름 때문에 예정 시간인 오전 7시 26분보다 5분가량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울산 남구에서 천성산을 찾은 이재용(57) 씨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3년 계묘년에는 코로나가 물러가고 침체된 경제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를 빌었다”고 밝혔다. 양산신도시에 사는 김창준(57) 씨는 “토끼는 근면과 풍요를 상징하는 만큼 코로나19로 멍든 시민들이나 경제 모두가 회복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에서는 해운대구 이외에도 서구 송도해수욕장,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등 해수욕장과 황령산, 금정산 등 곳곳에서 새해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지난달 31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2023년 카운트다운 부산’ 행사에서는 드론 1500대가 밤하늘에 흑토끼를 그리는 등 새해를 기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