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쓰레기대란 ‘남일 아니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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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회수시설 운영사 모집에 업체 없어
사업성 저하·노후화로 사고 위험 우려
시, 기존 포스코건설 설득 겨우 재계약


새해 첫날부터 가동 중단 위기였던 양산시 생활 쓰레기 소각장인 자원회수시설 전경. 김태권 기자 새해 첫날부터 가동 중단 위기였던 양산시 생활 쓰레기 소각장인 자원회수시설 전경. 김태권 기자

경남 양산에서 생활 쓰레기를 소각·처리하는 자원회수시설의 처리 용량 초과에 이어 이 시설의 가동이 새해 첫날부터 중단될 뻔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자원회수시설 민간 위탁 운영사 모집 입찰’에 예년과 달리 참가업체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양산시가 기존 운영업체를 설득한 끝에 위탁 완료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 간신히 재계약에 성공해 자원회수시설의 가동 중단 위기를 넘겼지만, 3년 뒤 같은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양산시는 지난달 29일 자원회수시설 위탁 운영사로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2004년 자원회수시설을 일괄발주 방식으로 수주해 2008년 완공한 뒤 지난해 말까지 14년째 운영한 데 이어 2025년까지 3년간 더 자원회수시설을 운영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자원회수시설 민간 위탁 운영사 모집이 예년과 달리 어려움을 겪었다. 자칫 위탁 운영사 모집 입찰 실패에 따른 자원회수시설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뻔했다.

양산시가 사용 중인 자원회수시설은 국내 최초로 도입된 열분해 용융방식이다 보니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업체가 국내에서 포스코건설 등 몇 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3년마다 위탁 운영사 선정 과정 때 ‘유찰 끝 수의계약’ 방식으로 운영사 선정이 반복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 실시된 두 차례의 위탁 운영사 모집 입찰(지난해 11월과 12월)에 다른 업체는 물론 기존 운영업체인 포스코건설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는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환경부 지침이 변경되면서 2020년~2022년 때보다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유가나 인건비 상승 등으로 3년 전보다 위탁 운영비가 인상되어야 하지만 줄어들면서 거의 이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원회수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 또한 커지면서 기업 측의 중대재해처벌법 우려도 한몫했다. 실제 자원회수시설이 2008년 첫 가동 이후 10년 이상 가동되면서 매년 크고 작은 부품 교체만 700건이 넘는 등 유지보수에만 100억 원 이상 소요되고 있다.

양산시는 포스코건설의 위탁사 운영 입찰 불참으로 인해 자원회수시설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자,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압박과 설득을 병행했다.

양산시는 “포스코건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시설을 도입, 지은 뒤 가동하다 시설이 노후화됐다고 해서 운영을 포기하는 것은 기업 윤리에 맞지 않는다”며 포스코건설을 압박했다.

또 자원회수시설을 운영하는 포스코건설 관리팀을 상대로 “기업이 마지막까지 이 시설이 잘 돌아가도록 책임지고 돌려주는 것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포스코건설 그룹 담당부서를 설득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 결과 지난달 29일 간신히 포스코건설과 계약에 성공했고, 자원회수시설 가동 중단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이두영 양산시 자원순환과장은 “포스코건설이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가 높고 이윤도 감소한 상황에 위탁 운영을 맡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며 “소각장 증설 또는 신규 소각장 건설까지 기존 자원회수시설의 가동이 필요한 만큼 적절한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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